낙엽
청윤 이현동
바람이 부니 우수수 낙엽이 떨어진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더니
간당간당 매달려 있는 자리마저 물러나라고 한다.
더 이상은 버티지 못하고 힘없이 그 자리마저 내주고 있다.
초록으로 무성하게 우거져 한때는 그 위용을 자랑했건만
이제는 낙엽으로 변해 달려 있지도 말라고 한다.
어즈버, 그 세월이 아쉽기만 할 것이다.
보도에 달라붙은 낙엽은 떨어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무자비한 빗질에 힘써본들 부질없음이다.
좀 더 있다 갈 수 있도록 천천히 쓸었으면 좋겠다.
자루에 담겨진 낙엽들은 모두 다 모여서 어디론가 간다.
거름으로 가거나 거센 화로 속에서 산화할 것이다.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진 낙엽이지만 불꽃이 되어 온기를 전해준다.
옛날의 영화는 부질없는 것이 되고 말았다.
아, 나는 누구에게 따뜻함을 주고 갈 수 있을까.
돌아오는 새봄에는 또 다시 어린잎들이 나올 것이다.
사람들의 환호와 사랑 속에 멋진 세상을 펼칠 것이다.
삶은 이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