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근태 강사님의 강의를 듣고서
어제(3/7) 리더스클럽에서, 지난 토요일 토론 책인 ‘애매한 걸 정리해주는 사전(애정사)’이라는 한근태 강사님의 책으로 토론을 마친 후에 직접 저자를 모시고 질의, 응답을 통한 대화의 시간이 있었다. 강사의 일방적인 강의식 방법보다 참여자의 질문을 통한 평소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형식이었다. 강사는 말하고 청중들은 듣는 일반적인 형식과는 다르게 진행이 되었다. 이는 강사님 자신이 ppt에 의존한 일방적인 강의 방식보다 사전에 자신이 쓴 책을 읽고 난 후에 질문사항에 대한 답을 하는 형식을 선호하기 때문이었다.
줌을 통한 비대면으로 아무런 형식 없이 자연스럽게 진행이 되었다. 일요일임에도 기꺼이 약속된 시간을 넘겨서까지 재미있고 명쾌하게 대답을 해주신 강사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그동안 책을 통한 생각과 학습을 통하여 확립된 강사님의 삶의 지혜를 나눌 수 있었다. 시간 전에 줌에 접속하고 미리 편안한 복장으로 카메라에 나온 모습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정장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복장은 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상상했던 모습과는 다른 의외의 간단한 차림은 오히려 자연스럽고 건강미가 넘쳐 보였다.
또한 강사님은 나하고 같은 이과 계열인 공대를 졸업했고, 내가 근무했던 대우 그룹에서 근무했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더구나 나하고 거의 같은 세대인 75학번이라는 점도 호감을 갖게 하는 요소였다. 본인 말대로 공돌이가 경영컨설팅을 하신다는 말씀에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나 또한 공돌이지만 인문계열 책을 보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분이 쓴 책을 여러 권 읽어보면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자의 시작 사인과 더불어 강의가 시작하자마자 나를 지목하셨다. 생각지도 않게 처음으로 지목당하여 조금 당황스러웠다. 아무리 질의응답이라고 하지만 처음에는 강사님이 강의를 하다가 질문시간이 이어지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기소개를 한 후 얘기를 하라고 하여 내 소개를 하다 보니 조금 장황스럽게 말이 길어졌다.
더구나 ‘애정사’를 읽고 느낀 점을 질문하라는 것으로 알고 책에 대한 나의 소견을 또한 장황하게 늘어놓고 말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런데 질문 내용이 무어냐?’고 묻는 말에 ‘아차, 이게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평소에 궁금하던 ‘건강관리 방법은 어떻게 하시느냐?’라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순간적으로 필요 없는 얘기를 지루하게 했다는 미안한 마음이 올라왔다.(지금도 죄송)
강사님은 건강관리를 별도로 하는 게 아니라 생활자체에서 건강하게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평소 먹는 것이 중요하며, 채식 위주의 식사와 양과 시간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녁은 적게 먹으며 저녁 8시 경에는 취침을 하고 새벽 4시경에 기상하는 일상이라는 것이었다. 잠자는 것이 중요하고 숙면하는 것이 첫째라고 말했다. 그리고 꼭 해야 되는 것은 운동과 독서와 글쓰기라고 강조했다.
와우, 이건 나의 생활 패턴과 얼추 비슷하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지덕체’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이 ‘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새벽에 운동을 하고 책을 읽으며 틈틈이 글도 쓰고 있는 내 모습과 비슷하였기 때문이다. 나도 저녁 10시 경에 잠을 자고 새벽 4시 반 경에 기상하는 루틴이 형성되었었다. 단 한 가지 채식위주의 식단과는 좀 거리가 있었다. 난 고기도 가끔 즐기고 라면 같은 인스턴트식품도 선호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어야 할지에 대한 의식적인 행동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느 것을 먹더라도 꼭꼭 씹어(적어도 50번 이상) 먹는 것이 소화활동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글을 써야 한다는 대목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나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나도 7년 전(벌써 7년이 되었다)에 책을 출간하기도 했지만, 지속적인 글쓰기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김민식 작가의 ‘매일 아침 써봤니?’라는 책을 읽고 시작한 블로그 작업이 3월 3일이면 딱 1년이 되었다. 매일 한 꼭지의 글을 쓴다는 각오아래 시작했었지만 어느 순간에 일주일에 한 꼭지로 자신과 타협을 했었다. 매일 글을 쓴다는 것은 각고의 인내의 작업임에 틀림없음이다. 그래도 그동안 220꼭지 넘게 글을 써왔음은 다행스러운 것이 아닐까하고 스스로에게 자위를 해본다.
그 외에도 많은 회원들이 일상에서 만나는 문제들에 대한 질문 겸 상담이 이어졌다. 그때마다 강사님의 명쾌한 대답은 평소 내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어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내가 생각하고 생활하고 있는 것이 별난 것이 아님을 알고 적이 안심이 되기도 했었다. 그럼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개인의 삶은 다 그것대로 의미가 있다. 정답이 없다고 확신한다. 단지 자기가 하고 있는 말과 행동이 보편타당한지, 그렇지 않으면 자기만의 선입견, 편견이나 고정관념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은 아닌지 알아차리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습관은 삶에서 중요한 인자라고 여긴다. 습관이 안 되었으면 습관이 되어 표준화되고 자동화될 때까지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연습해야 한다. 그래야 나의 리츄얼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학습하고 배워야 하고 글을 써야 한다. 강사님의 마지막 말처럼. 글을 씀으로 해서 자기의 생각이 명료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보게 된다. 자신이 무엇을 모르고 잘못 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변화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운 것들을 나눠주고 공감하면서 내가 이 세상을 떠나면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다고 스스로에게 답을 해주는 삶이 보람된 삶이지 않을까?
강사님의 강의를 듣고 또 다른 강사님의 책을 마주할 것을 다짐한다. 이러한 시간을 만들어준 운영진과 매끈한 진행을 해주신 분들에게도 수고의 말씀을 전한다.
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해야 할 신비스러움이다. 나는 지금 새로운 경험 중이다. 우리는 경험하러 이 지구별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