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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총천연색이다

봄은 총천연색이다

봄이 오면 우리는 새봄이 온다고 한다.

다른 계절 앞에는 ‘새 여름‘, ‘새 가을’, ‘새 겨울’처럼 ‘자를 붙이지 않는다.

춥고 우중충한 겨울을 지내면서 따뜻한 봄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기 때문이다.

오직 봄에만 새봄이 왔다고 하면서 노래한다.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른 계절이 오면 어느새’, ‘벌써등 이런 말들이 앞에 붙을 뿐이다.

새로움이라는 말과는 거리가 멀다.

 

하루가 저물고 나면 새날이 온다고 하고, 한 해가 저물고 나면 새해가 온다고 한다.

이 또한 피곤한 날들을 보내고 활기찬 날을 맞이하자는 의미일 것이다.

한 해를 보내면서 빨리 잊고 싶은 일이 많아서 그럴 것이다.

다사다난한 해였다고 하면서 새해가 오면 새로운 계획을 세우곤 한다.

그래서 년 말이면 송년회, 망년회라고 하면서 한해를 서둘러 마무리한다.

 

새봄이 오면 각양각색의 색깔이 우리를 유혹한다.

봄의 전령이라고 하는 매화는 맑고 청아한 색깔로 봄이 멀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빨간색의 홍매화는 흥취를 돋구워 준다.

그래서 예로부터 색깔과 더불어 그윽한 향기의 홍매화는 선비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곤 했다.

그를 필두로 노란색의 산수유, 베이지색의 목련화, 샛노란 개나리, 진분홍의 진달래와 하얀색과 진홍색의

철쭉들이 앞다투어 온 천지를 총천연색으로 물들여버린다.

 

또한 수양버들의 연녹색 새싹들은 나를 기쁘게 한다.

시골 우리 집 화단에는 빨간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곤했다.

거리에는 연한 핑크빛으로 춘심을 자극하는 벚꽃들이 절정을 이룬다.

다가오는 5월에는 빨간 장미가 나를 더욱더 유혹할 것이다.

 

겨우내 회색 일색이었던 것들이 새봄을 맞아 각종 색으로 변신하기 시작한다.

우중충하게 숨죽여 있던 것들이 총천연색들로 나타나 나를 봐달라고 유혹한다.

우리 동네 작은 공원의 벤치들도 알록달록한 색으로 새 옷을 입었다.

거리에는 여인네들의 하늘거리는 옷들 또한 총천연색이다.

봄바람을 막아주는 형형색색의 스카프는 꽃바람에 춤을 추고 있다.

이웃집 가게 주인은 가게 문을 새하얀 페인트로 색칠을 하고 있다.

 

꽃 소식을 전해주는 카톡에는 온갖 색의 꽃들로 넘쳐나고 있다.

이렇게 새봄은 어느덧 총천연색으로 우리 곁에 성큼 와있다.

우리도 새봄의 총천연색처럼 아름다운 마음을 정성껏 가꾸어 가야 한다.

단지, 어쩔 수 없이 쓰고 있는 마스크도 각양각색의 색깔로 판매되고 있건만,

꽃구경 가자는 발걸음을 망할 놈의 코로나는 우리를 주춤거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