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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개판’이다

봄은 개판이다

 

추웠던 날씨가 어느 순간에 훈풍이 불더니 꽃이 만발했다.

이제는 온 천지에 봄기운이 완연하다.

동네 공원에도 목련, 개나리, 벚꽃, 진달래가 다투어 피었다.

겨우내 움츠리고만 있던 사람들도 나오기 시작한다.

그동안 못 보던 새로운 얼굴들이 새벽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한산했던 공원이 새벽부터 부산스러워지고 있다.

 

주인을 따라 방안에만 있던 애완견들도 같이 나온다.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아파트 개들도 덩달아 나왔다.

여기저기 냄새를 맡으며 자기 영역 표시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따뜻한 햇볕이 비추는 공터에는 동네 개들이 전부 나온 거 같다.

전부가 개들 천지다. 한마디로 개판이다.

재택근무로 외출이 뜸해지면서 심심풀이로 개들을 더 많이 키우는 거 같다.

또한 TV에서도 개에 관한 프로가 생겨 관심이 많아진 이유도 있을 것이다.

 

개를 데리고 나온 여자분이 자기 개를 부르면서 엄마에게 오라고 한다.

일 순간, ‘어찌 개를 낳았나라는 몰상식한 상상도 해본다.

각자의 마음속에도 평균 두 마리 이상의 개를 키우고 있다.

편견’, ‘선입견들을 불쑥 내밀며 상대방을 당황스럽게 한다

이걸 없애려면 백문이불여일견해야 한다고 한다.

그걸 하지 못하면 꼴불견되기 십상이다.

 

우리들 마음속에도 동네 쉼터에도 개들이 꼬리를 치고 있다.

누구는 봄은 고양이로소이다라고 했다지만,

내가 본 봄은 개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