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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웠던 첫 경험

지역 TV 방송 방청객으로

지역 TV 방송 방청객으로

 2014년도 12월 말 경이었습니다.. 지역 TV 방송의 대담프로에 방청객으로 참여 희망자를 모집한다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내가 독서모임으로 참여하고 있는 전주 리더스클럽 밴드에 공지되었던 것입니다. 참관하면 용돈도 준다고 합니다. 구미가 당겼습니다.

 

항상 자유로운 상태인 나는 또 하나의 경험을 한다는 마음으로 참여를 했습니다. 서울에서 이미 비슷한 경험을 하기도 했고, 근데 대담프로는 어떤 형식으로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녹화방송이었는데 방청객으로 오신 분들이 거의 여자분들이었습니다.. 남자는 나 혼자였다. 무척 어색했다. 하기야, 평일 낮 시간에 할 일이 없어 방청객으로 참여하는 남자는 나 말고는 없을 것 같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리더스클럽 회원이 한분 계셨다. 반가웠다. 어색하고 낯선 분위기에서 그래도 아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환갑이 지난 인생 후반전에는 당당하고 뻔뻔하게살아보자는 것이 내 버킷리스트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말이 생각이 나서 용기를 냈습니다. 뻔뻔한 모습으로 처음 보는 다른 여자 방청객들에게 먼저 말을 걸기 시작했다. 모르는 사람에게 그것도 처음 보는 여자에게, 아무런 용무도 없이 말을 거는 일을 해보지 않아서 무척이나 어색한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냥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과는 다르게 대화가 잘 통했다. 직업적으로(?) 방송국에 방청객으로 오시는 분들이 있다고 한다. 내 첫 번째 책이 소개된 명함도 돌리면서 자랑질도 했다.

 

오늘 또 새로운 사실을 한 가지 배웠다. 방송국마다 방청객으로 참여하여 용돈을 벌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런데 방청료가 몇 년째 인상이 안 되어 불만족스럽다는 지나가는 말도 들었다. 어떤 프로는 방청객으로 참석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어떤 프로는 돈을 줘가며 방청객을 모집하고. 굳이 돈을 줘가며 방청객을 모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전문가 몇 분이 출연하여 대담 식으로 진행되는 프로는 방청객이 호응하는 행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리액션reaction을 요구하는 프로에는 열심히 호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가끔 고개도 끄떡여 가며 열심히 집중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녹화가 끝나고 담당 작가분이 집중하는 모습이 좋다고 하면서 오늘 방청객은 A급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괜히 기분이 좋았다. 명단을 적고 즉석에서 용돈을 받았다. 다음에 또 부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니나 다를까, 새해가 되어 며칠 지나지 않아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다. 이번에는 평일 밤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대담프로였다. 새해를 맞이하여 지역의 경제발전 계획에 대하여 도지사를 비롯하여 두 분의 경제인들이 대담하는 프로라고 하였다. 더구나 대담 말미에 방청객들의 질문 순서에 질문도 하라고 했다. 이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흔쾌히 참여하겠다고 했다. 메일로 진행 계획표와 질문할 내용이 통보되었다.

 

이번에는 TV 화면에 장시간 내 얼굴이 포착되는 상황이었다. 살짝 긴장도 되었다. 애써 담담한 모습으로 참여했다. 며칠 전에 보았던 방청객들의 모습도 보였다. 괜히 반가웠다. 이번에도 거의가 방청객이 여자분들이었다.. 생방송이라 본방송 전에 리허설도 했다. 질문할 내용을 암기할 정도로 보았는데 긴장이 되어서 그런지 자꾸 가물가물 거리기만 했다. 처음 강의를 할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색다른 분위기에서 생방송을 마치고 방송국 문을 나서면서 생각을 해보았다. 별로 실수는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떤 모습으로 카메라에 잡혔는지 궁금하였다. 녹화가 아니라서 방송한 내용을 내가 볼 수 없었지만 좋은 경험을 했구나 하고 생각하기로 했다. 귀가하여 휴대폰 문자를 확인하니 방송을 보고 피드백하여 주는 문자가 와 있었다. 잘 했다고 한다. ! 다행이다.

 

다음날 오전에 방송국 담당 작가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제 참여하여 주어서 고맙다고 한다. 바빠서 인사도 못해서 미안하다고 한다. 질문도 잘 했단다. 질문에 참여하여 주어서 고맙다는 의미로 2만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도 보내준다고 한다. 기분 좋은 일이다. 다음에 또 부탁한다고 한다. 이러다가 전문 방송인으로 출연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정말로 삶은 경험해야 할 신비스러움이다.

 

나는 오늘도 새로운 경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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