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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웠던 첫 경험

첫 해외여행

첫 해외여행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잠시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통제되고 있지만, 마음만 있으면 북한이 아닌 어느 곳이든 갈 수 있습니다. 그만큼 자유스러워졌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회사 연수를 포함하여 10여 번의 해외여행을 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한 때는 1980년도 5월 일본 기술연수 때였습니다.

 

 제가 소속되어 있던 부서는 중기 본부였고 그중에서도 지게차를 생산하는 부서였습니다. 당시 모든 기업이 그랬듯이

해외 우수업체와 기술제휴를 통하여 국내에서 생산판매하는 시기였습니다. 우리 회사도 지게차 생산을 위해 일본의

고마츠 제작소와 기술제휴를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 국내에서의 지게차는 대우와 삼성이 양분하고 있었지만 대우중공업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해외에 나가기 위해서는 남산에 있는 한국 총연맹에서 주관하는 반공 보안교육을 이수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일입니다이번 연수목적은 지금까지 생산해 오던 중소형 기종에서 대형기종을 추가 생산하기 위한 기술 연수였습니다. 우리 연수팀은 각 부서에서 1명씩 10명이 팀이 되어 한 달간의 일정으로 일본으로 출발했습니다.

저는 생산기술부문의 제관 파트 담당이었습니다. 명목은 대형기종 지게차 생산을 위한 기술연수였지만 목적은 지게차

전반에 대한 기술 연수 형태였습니다. 그전에도 새로운 기종이 추가될 때마다 연수를 갔었습니다.

이번 우리 팀이 마지막으로 가는 연수였습니다. 여러 번의 기술연수를 통해 설계에서부터 생산기술부문까지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몇 년 후에는 미국의 캐터필러사와의 OEM생산을 위한 제휴를 맺고 제2의 지게차 공장을 건설하여 생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해외여행은 물론 그때까지 비행기도 처음 타보는 촌놈이었습니다. 처음 해외 나간다는 설렘도 있었지요.

78년도 입사하여 2년도 되지 않아 연수를 가는 행운이기도 했습니다. 결혼한 지 6개월 정도 지난 신혼이기도 했지요.

김포공항에서 이륙하여 2시간 정도 비행하여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출국 신고서를 작성할 때 여행 목적에 상용이라고 적어야 하는데 착오 난 부분을 칼로 긁어서 감쪽같이 수정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검사대에서 지적을 당했습니다. 행여 출국하는데 차질이 있을까봐 재빨리 기름을 쳤습니다. 모른 척하고 담당자가 패스를 시켜주었습니다. 진땀이 났던 순간이었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그렇게 하라는 언질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지금 같으면 당당하게 수정했을 것입니다. 초보 때는 다 그런가 봅니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 귀가 먹먹하고 아팠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입국 검사대에서 소지 한도가 초과되었다는 이유로

세금을 부과 당했습니다. 모두가 처음으로 해외에 나가는 관계로 잘 몰라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그 당시 일인당 담배 소지 한도가 2보루였습니다. 그래서 담배를 피우는 각각은 2보루씩 면세점에서 구입한 것을 취합하여 내가 들고 갔었는데, 당연히 한도 초과였지요.

 연수기간 동안 기술 제휴 측에서 마련해준 숙소에서 같이 생활하면서 연수를 받았었지요.

시내와는 멀리 떨어진 한적한 곳이라 숙소에 오면 별다르게 갈 만한 곳이 없었습니다. 밤이 되면 길거리에 움직이는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땅히 갈 데가 없어서, 숙소를 관리하는 분이 심심풀이로 틀어주던 성인용 비디오테이프를 보기도 하였습니다.

처음 보는 쇼킹한 장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쉬는 날에는 대우그룹 일본 지사에서 중공업을 담당하는 직원이 동경시내까지 안내해주어서 구경을 하곤 했지요. 신기한 것은 차량이 우측통행이 아니라 좌측통행이었습니다.

운전석이 오른쪽에 위치해 있었고 문이 운전석에서 조종하여 자동으로 열리는 택시였습니다.

 

 일주일이 지나자 김치와 고추장이 먹고 싶었습니다. 된장찌개에다 김치 깍두기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우리들을 위하여 연수하는 회사 식당에서 김치를 담가주었는데 좀 달짝지근했습니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지요. 사이다를 마셔봤는데 우리 것보다 달았습니다. 모든 것들이 우리가 먹는 것보다 좀 당도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한 달 간의 연수 끝나기 이틀 전에 숙소를 나와 동경에서 일박했습니다. 숙박시설에 들어갔는데 3면이 거울로 되어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러브모텔인 것 같았습니다. 저녁에는 성인전용 라이브 극장에 가서 생전 처음 보는 에로틱한 쇼를 보았습니다. 희한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는 성인 라이브 쇼였거든요. 충격이었습니다. 그런 것을 보니 더욱더 집 생각이 났습니다.

 오래간만에 지사 직원이 안내해준 식당에서 청국장에 김치를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포만감이 들 정도로 열심히 먹었습니다. 정말로 꿀맛이었습니다. 전자상가에 가서 쇼핑도 했습니다.

그 당시 소니의 워크맨이 인기 상품이었습니다. 성인용품에 가서 사지는 않고 희한한 것들을 구경도 했습니다.

빠칭코도 해보았습니다. 구슬이 좔좔좔 쏟아지는 환희도 맛보았습니다.

그렇게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을 즐기고 한 달 만에 그리운 고국에 귀국했습니다.

 

 일본에 있으면서 80년도의 광주 민주화운동에 관한 짤막한 뉴스도 보았습니다.

일본말을 잘 하지 못하는 관계로 심각할 정도의 혼란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 후에도 일본은 2번 더 단기 출장여행을 하였습니다. 지금 기억으로는 잘 발달한 전철시스템과 거리가 정리되고 깨끗하다는 인상이 남아 있습니다. 도로는 거의 주차장 수준이었다고 기억이 됩니다.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40년 전의 일입니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얘기 같기만 합니다.

 

 만권 독서, 만리 여행이라고 합니다. 책을 통하여 지식을 얻고 여행을 통하여 경험을 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직접 몸으로 체험한 것만이 진짜 자기 지식입니다. 내 몸이 건강할 때 여러 곳을 여행하여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요새 젊은이들은 배낭여행을 즐긴다고 하지요. 다 때가 있음을 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카르페 디엠!

 

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해야 할 신비스러움입니다.

나는 지금 새로운 경험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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