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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운영할 때의 경험

주유소에서 생긴 일

주유소에서 생긴 일

 주유소를 운영하면서 일어난 사건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이 화재 사고 일 것이다. 제가 운영 중에는 다행히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음에 안도하지만, 그다음은 혼유사고 일 겁니다.

그 사고는 며칠 전에 소개드렸지만, 경유승용차 운전자는 주유원에게 필히 자신의 차가 경유 차임을 상기시켜 주어야 혼유사고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예상치 않은 사건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곤 합니다.

 

 자주 일어나는 사건이 주유가 끝난 후 주유 캡을 씌우지 않고 그냥 출발시키는 경우입니다. 지금은 셀프 주유소가 태반이라 그러한 일은 잘 일어나지 않지만 예전에는 비일비재하였습니다.

가끔 주유원 대기 장소에 가보면 주인 잃은 캡들이 즐비하게 있기도 합니다. 승용차 운전자는 자신의 차에 주유캡이 없는 줄도 모르고 다니다가, 주유소에서 주유할 때 캡이 없다고 알려주면 그때서야 알아집니다.

뚜껑을 닫고 다니니 알 수가 없지요. 그러면 그때 주인 잃은 캡을 서비스 차원에서 끼워드리곤 하지요.ㅎ

 

 그 당시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반추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제 글, '기름 범벅'의 당사자인 그 차량이 그 후에 저희 주유소에 주유를 하러 왔습니다. 그 운전자를 보면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각별한 인연 때문인지 단골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차량에 주유를 하고 주유캡을 닫지 않고 출발시켰습니다. 2.5톤 트럭인데, 그 차량의 주유구는 왼쪽 뒷바퀴 앞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캡을 닫지 않고 운행하면 가득 차 있던 경유가 넘쳐나 뒷바퀴 표면에 달라붙습니다. 휘발유와 달리 경유는 휘발이 되지 않고 미끌거립니다. 그 차량은 브레이크를 밟자마자 빙그르 하고 회전을 하고 말았습니다.

 

 주변에 다른 차량이 있으면 대형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지요. 그런데 불행 중 다행으로 차량이 뜸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운전자는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그러한 상황을 얘기한 이후로는 저희 주유소 출입이 뜸해졌습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같은 차량에 두 번이나 발생하고 나니 뭐라고 할 말이 없었습니다.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어쩌다 한 번 일어나는 일도 있습니다. 주유가 끝나기도 전에 추유건을 달고 차량이 출발하는 경우입니다. 신용카드로 결제를 마친 운전자는 주유 중인 상황인데도 그냥 출발할 때가 있습니다. 계산을 다 했으니 다 끝난 줄 알고 출발을 한 거지요. 주유 라인 중간에 안전밸브가 있어서 망정이지, 그렇기 않았으면 주유건이 분리되면 기름이 품어 나올 수밖에 없지요. 아줌마 운전자께서 가끔 일으키는 사고입니다.

그때는 꼭 주유원이 '지금 주유 중입니다'하고 환기를 시켜주어야 합니다. 아찔했던 순간이지요.

이렇게 예상치도 않았던 사고가 항상 발생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다 내 맘 같지 않더라고요.

 

 또 다른 형태의 사건에 대해서는 다음에 하기로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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