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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 때마다

아침운동의 리츄얼 화

아침운동의 리츄얼 화

 작년에 새해를 맞이하면서 결심한 것이 있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건강 유지가 절실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 몸이 아파서 주위 사람들이나 자식들에게 '걸림돌로 작용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평소에 운동과 관리를 통해서 건강을 유지하기로 결심하고 1월 초부터 새벽에 108배 절 운동을 시작했었다.

 

나를 관리하기 위해 탁상 달력에 O, X로 체크하기로 하였다. 처음에 먹었던 의지가 무너지지 않도록 다짐도 하고 주위에게 공고도 하면서 금년 2월 초까지 꾸준히 절 운동을 했었다.

금년 초에 작년도의 매월 실시율을 점검해보니 평균 80%는 넘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습관화가 된 것 같았다.

사실, 매일 40분가량 혼자서 절을 한다는 것은 지루하고 고달픈 일이었다.

그러나 나의 의지를 시험해본다는 굳은 마음으로 외지에 가지 않는 한 꾸준히 해왔었다. 내가 생각해도 참 대단한 일이었다. 그전에도 몇 번 시도를 해봤지만 한 달을 못 견디고 도중하차한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일이 열정만 가지고는 지속적으로 하기 어려운 것이 우리 인간들이다. 요사이 회자되는 말로 그릿 grit’이라는 말이 있는데, 열정만큼 중요한 것이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꾸준히 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소개하는 것을 보면 그만큼 우리 인간들이 어떤 일을 꾸준히 지속적으로 한다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작심삼일이라는 말도 생겼을 것이다. 내가 연 초에 절 운동을 하기로 결심했던 것은, 그것을 통하여 건강을 확보하고 싶었고, 내가 계획했던 일을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나의 의지력을 시험해 보고 싶기도 했었다.

결과적으로 1년을 하고 보니 자랑스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었다. 하는 도중에 고통스럽고 지루해서 나 자신과 타협하고 싶은 날들이 많았다. 그런 고비를 넘기고 꾸준히 하는 내 모습을 보니 뿌듯하기도 했었다. 나에게 박수!

 

 그런데 금년 2월 초에 양쪽 어깨에 심한 통증이 와서 잠을 설칠 정도가 되었다. 어쩔 수 없이 절 운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내가 소개해준 한의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다. 일자목이라고 하면서 5회에 걸쳐 침 시술을 받았다.

덕분에 지금은 통증 때문에 중간에 깨는 일은 없어졌지만 새벽 4시 좀 지나면 잠이 깨는 버릇이 생겼다.

일찍 일어난 김에 절 운동 대신 새벽 걷기 운동을 하기로 하였다. 집에서 왕복 1시간 정도 되는 수봉공원까지 걸어갔다 오는 일이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우산을 쓰고 걸었다. 금년 겨울에는 그리 춥지 않아서 새벽에 걸을만했다..

공원에 가서 간단한 운동기구에 몸을 풀고 걸어갔다 오면 기분도 상쾌했다.

 

 그렇게 20여 일 정도 해오다가 며칠 전부터는 수봉산 정상까지 가고 싶었다. 정상을 가려면 힘든 계단을 300여 개 이상 올라가야만 한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는 예전에 경험을 해봐서 잘 안다.

그래서 지금까지 정상까지 가는 것을 보류했었다. 작정을 하고 정상에 올라가니 힘이 들기는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시설이 잘 되어있었다. 각종 운동기구는 물론 잘 다듬어진 산책 코스와 벤치, 그리고 넓은 광장 등이 마련되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벌써 운동을 하고 있었다. 6시가 되자 국민체조 음악이 나오고 그 음악에 맞추어 모두들 체조를 따라 했다. 예전에 직장에 다닐 때 일과 시작 전에 했던 체조 생각이 났다. 몸에 익은 체조가 음악에 따라 저절로 행해진다.

몸과 마음이 한결 더 상쾌해진다. 체조가 끝나고 산책 코스를 따라 걷다가 집에 도착하니 1시간 반이 지나고 있었다.

이제는 정상까지 가는 것으로 새벽 운동 코스가 정해졌다.

이제 봄도 되었으니 시간을 좀 늘려 수봉산 정상에서 체조를 하고 돌아오는 것으로 정했다. 나의 새벽 일과로 리츄얼화 하기로 했다. 한 달에 체중 1kg 감량을 목표로 하면서.

 

 집에 도착하니 아내는 아직까지 잠자리에 있다. 나는 아침형 인간이고 아내는 올빼미족 인가보다.

밤늦게까지 TV를 보고 언제 들어와서 자는 지를 모르겠으니 말이다. 저녁에 좀 일찍 자고 새벽에 같이 운동하고 그러면 좋으련만. 그리도 몸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니 원. 제일 설득하기 어려운 것이 고집쟁이 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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