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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 때마다

바람불어 좋은 날? ▶바람 불어 좋은 날? 어제는 바람이 무척이나 부는 날이었다. 가끔 돌풍이 불 때도 있었고,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심술궂은 날씨였다. 외출하고 들어오면 눈이 따가울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바람이 불어와야 씨앗이 멀리까지 퍼져야 하는 식물들은 좋겠지만, 우리는 거친 봄바람에 옷깃을 여밀 뿐이다. 아침에 동네 작은 공원으로 걷기 운동을 하러 나가보니, 휘몰아치는 바람에 작은 가지가 떨어져 나간 모습이 여기저기 보인다. 가까이 가보니 조그만 새 알도 떨어져 깨져 있었다. 나뭇가지 사이에 조그맣게 지어진 새집도 한쪽이 무너져 내렸다. 어제 세찬 바람에 견디지 못하고 그만 변을 당한 것이다. 새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가 태풍을 만난 그런 상황일 것이다. 며칠 전까지 어미 새가 열심히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을 봤었는데.. 더보기
빠름 vs 느림 ▶빠름 vs 느림 오늘이 5월 초하루다. 매년, 매달, 매주가 시작하는 날이면 세월의 흐름에 대하여 새삼 인식한다. 누구는 빠르다고 하고 누구는 왜 이리 늦냐고 투덜거리기도 한다. 어떤 현상에 대하여 빠르거나 늦다고 느끼는 것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 내가 느끼는 세월은, 벌써 4개월이 지나갔다는 것이다.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고 계획을 세우면서 설레었던 때가 엊그제 같다. 그런데 벌써 5월이다. ‘벌써’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빠르다. ‘세월은 나이 먹은 숫자만큼 속도로 빨리 간다’라는 말이 있다. 10대는 시속 10km, 20대는 20km, ……60대 때는 60km 속도로 빠르다는 이야기다. 정말로 그 말이 맞다는 것을 최근 들어 실감한다. 내 나이가 그만큼 들었다는 의미인거 같다. 어렸을 때.. 더보기
새벽 단상 ▶새벽 단상 어제와 같은 시간에 새벽 걷기에 나섰다. 어젯밤부터 비가 내리더니 새벽에도 비는 오고 있다. 우산을 쓰고 동네 공원에 들어섰다. 천천히 산책길을 나 혼자 걷기 시작한다. 아직은 새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함과 함께 있다. 그 고요함 속에서 빗방울 소리를 들어본다.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한발 한발 발걸음을 옮긴다.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정겹기만 하다. 오늘은 걷기 명상을 하기로 한다. 여기 나 없이 있음을 알아차린다. 시방 느낌도 알아차려 본다. 이렇게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이렇게 고요함과 오롯이 마주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뿌듯함과 함께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렇게 한 시간을 나 혼자 걸었다. 점점 두 발이 물먹은 솜처럼 묵직하게 느껴진다. 서서히 새벽이 걷히고 아침이 오고 .. 더보기
새벽달 ▶새벽달 꿈자리가 뒤숭숭하더니 새벽에 자동으로 눈이 떠졌다. 일어나 시간을 확인하니 평소보다 이른 시각이다. 좀 더 자려고 누웠으나 눈만 말똥말똥하다. 별수 없이 평소보다 3~40분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에 앉아 V MAP 밴드를 열고 밤사이 들어온 글들을 본다. 정겨운 글을 보고 댓글도 달아본다. 어제보다 20분 정도 빠른 5시에 동네 공원으로 향했다. 아직은 아무도 없는 고요한 새벽을 오롯이 즐긴다. 요란하게 울어댈 온갖 새들의 지저귐도 아직은 고요하다. 내 앞마당처럼 걸으며 오늘 쓸 글감에 대해 생각해본다. 둥근 새벽달이 수줍은 새색시처럼 구름 속을 스쳤다 들어갔다 한다. 보름이 며칠 전이었는데 아직도 달은 둥글다. 며칠 동안 흐린 날씨는 보름달의 존재를 망각하게 했었다. 10여 분 정도 .. 더보기
아침 산책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아침 산책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동네 공원에서 아침 산책을 한 지 10개월이 넘어간다. 그러다 보니 아침마다 만나는 사람이 있고, 봄이 오자 운동하러 나오는 사람이 있다. 요사이는 동네 공원이 새벽부터 부쩍거린다. 새로 온 사람 중에 자기가 좋다고 노래를 크게 틀어 놓고 걷는 사람이 있다. 조용한 새벽에 여간 귀에 거슬리는 것이 아니다. 혼자 조용히 걸으면서 하루의 일과를 생각하려는 사람에게는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소리를 줄이든지 이어폰을 사용하고 혼자 들으면 좋으련만 안하무인이다.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며 며칠 동안을 참았다. ‘같이 즐거운 마음으로 들을까?’ ‘나 혼자만 유별나게 그러는 것이 아닐까?’ ‘좀 소리를 줄여 달라고 할까?’ ‘소리를 줄여달라고 하면 화를 내는 건 아닐까?’ 등 오만가.. 더보기
흰쌀밥이 먹고 싶다. ▶흰쌀밥이 먹고 싶다. ‘나는 정말로 흰쌀밥이 먹고 싶다!’ 아내가 밥을 하면 현미 쌀에 귀리, 콩, 옥수수 등 여러 가지를 넣는다. 그리고 치자물 섞인 물로 밥을 한다. 그런데 먹는 나는 별로다. 식감이 영 살아나지 않는다. 가끔 투정을 부려봐도 다 건강을 위해서 그런다고 하면서 막무가내다. 아무리 건강에 좋다고 하지만 입맛이 없을 때는 그다지 먹고 싶지 않다 1일 2식만 해서 다행이니 세끼를 다 했다면 어찌 되었을까? 전주에서 나 혼자 지낼 때는 가끔 냄비밥을 해 먹었다. 냄비에 흰쌀을 넣고 적당히 누룽지를 만들어 먹으면 꿀맛이다. 남들은 번거롭지 않느냐고 말들 하지만, 나는 그게 참 재미있었다. 밥맛도 좋거니와 고소한 누룽지를 후식으로 먹으면 고소했었다. 별다른 반찬 없어도 냄비밥만 해 먹으면 한 .. 더보기
인천은 지금 공사 중이다 ▶인천은 지금 공사 중이다 내가 사는 부근에는 크고 작은 재개발 공사 현장이 십여 군데나 된다. 3~4년 전부터 인천에 있는 여러 지역에서 재개발 공사가 한창이다. 기존의 낡은 주택들을 헐어내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한다. 내가 사는 동네도 재개발 허가가 떨어져서 공사 시점을 조율 중이라고 한다. 조만간 다른 곳으로 이사 가야 할 형편이다. 걱정스럽다. 이곳저곳에 고층건물이 늘어나면서 인천의 스카이라인이 변하고 있다. 인천은 지금 한참 공사 중이다. 가까운 곳에 대단위 재개발 공사현장이 있다. 총세대가 삼천 세대 가까이 된다. 지하 3층 지상 40층 건물이 22개 동이나 들어선다고 한다. 대형 건설사인 현대와 대우에서 공사를 시행하고 있다. 공사장 주위를 걸어서 한 바퀴 도는 데도 30분 넘게 소요된.. 더보기
왕따 당한 할아버지 ▶왕따 당한 할아버지 나에게는 두 명의 손주가 있다. 친 손주 외 손주 각각 한 명씩이다. 두 녀석의 차이는 2개월 정도다. 외 손주가 나에게 할아버지라는 타이틀을 최초로 주었다. 두 녀석은 한때 인천과 거제에서 떨어져 살았다. 그러다가 몇 년 전에 딸내미가 인천으로 이사를 왔다. 이제는 서로 가까운 지역에 있다 보니 예전보다 더 자주 뭉칠 수가 있다. 가끔 만나면 자기들만의 놀이에 빠져 땀으로 범벅이 되곤 한다. 두 녀석 모두 형제가 없다 보니 둘이 만나면 죽고 못 산다.. 어쩌다 놀다가 가끔은 삐지기도 하지만 말이다. 가끔 손주들을 보러 집에 가곤 한다. 그때마다 난 손주들과 여러 가지 놀이를 하며 같이 지낼 수 있었다. 어떤 때는 서로 씨름을 하며 신체적인 놀이를 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불거진 과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