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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 때마다

빠름 vs 느림

빠름 vs 느림

 

오늘이 5월 초하루다.

매년, 매달, 매주가 시작하는 날이면 세월의 흐름에 대하여 새삼 인식한다.

누구는 빠르다고 하고 누구는 왜 이리 늦냐고 투덜거리기도 한다.

어떤 현상에 대하여 빠르거나 늦다고 느끼는 것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

 

내가 느끼는 세월은, 벌써 4개월이 지나갔다는 것이다.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고 계획을 세우면서 설레었던 때가 엊그제 같다.

그런데 벌써 5월이다. ‘벌써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빠르다.

 

세월은 나이 먹은 숫자만큼 속도로 빨리 간다라는 말이 있다.

10대는 시속 10km, 20대는 20km, ……60대 때는 60km 속도로 빠르다는 이야기다.

정말로 그 말이 맞다는 것을 최근 들어 실감한다.

내 나이가 그만큼 들었다는 의미인거 같다.

 

어렸을 때는 세월아, 어서 빨리 가라!’고 하며 어른이 되고 싶었다.

하고 싶은 거, 하지 못하게 하는 것들을 간섭받지 않고 원 없이 하고 싶었다.

, 그런데 어른이 되고 보니. 하지 말아야 할 것,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것들,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것들이 더 많이 있더라.

 

나이가 들어가니 이놈의 세월아, 좀 천천히 가라!’고 붙잡고만 싶어진다.

어찌 가는 세월 막을 수 있겠냐마는 후회만 가득한 채 죄 없는 세월 타령만 하고 있다.

똑같은 시간에 대해 빠르고, 늦다고 느끼는 감정은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다.

 

누군가를, 뭔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은 일각이 여삼추라고 말한다.

뭔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 즐거운 시간에 빠져 있을 때에는,

우리는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지나가 버렸음을 느낀다.

시간이 이 순간에 멈추었으면 하는 바램을 한다.

 

고통의 시간은 더디고, 즐거운 시간은 마냥 흘러만 간다.

그럼, 지금 이렇게도 시간이 빨리 지나고 있음은 삶이 즐거워서일까?

지겹다고 느낄 때나, 아쉽다고 느낄 때나, 우리는 항상 세월 탓만 한다.

그나저나 이 시간이 좀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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