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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 때마다

새벽 단상

새벽 단상

 

어제와 같은 시간에 새벽 걷기에 나섰다.

어젯밤부터 비가 내리더니 새벽에도 비는 오고 있다.

우산을 쓰고 동네 공원에 들어섰다.

 

천천히 산책길을 나 혼자 걷기 시작한다.

아직은 새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함과 함께 있다.

그 고요함 속에서 빗방울 소리를 들어본다.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한발 한발 발걸음을 옮긴다.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정겹기만 하다.

오늘은 걷기 명상을 하기로 한다.

 

여기 나 없이 있음을 알아차린다.

시방 느낌도 알아차려 본다.

이렇게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이렇게 고요함과 오롯이 마주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뿌듯함과 함께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렇게 한 시간을 나 혼자 걸었다.

점점 두 발이 물먹은 솜처럼 묵직하게 느껴진다.

 

서서히 새벽이 걷히고 아침이 오고 있다.

내리던 비도 가늘어지더니 이제는 그치고 있다.

드문드문 매일 만나는 얼굴들이 보인다.

여기저기서 새소리도 요란하게 지저귄다.

고요함을 깨뜨리는 음악 소리도 시끄럽게 들린다.

 

비가 온다고 새벽 걷기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비가 오더라도 우산 쓰고 걷는 사람이 있다.

때문에가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하는 사람이 있다.

인생은 BD 사이의 C라고 어느 철학자는 말한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삶은 달라진다.

 

가볍게 몸을 풀고 서둘러 장소를 옮겼다.

시내를 한 바퀴 돌고 무거운 발걸음에 쉼을 주었다.

오늘도 만 보 걷기는 계속되고 있다.

새벽 시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어 감사하다.

삶은 정말로 경험해야 할 신비스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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