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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 때마다

새벽달

새벽달

 

꿈자리가 뒤숭숭하더니 새벽에 자동으로 눈이 떠졌다.

일어나 시간을 확인하니 평소보다 이른 시각이다.

좀 더 자려고 누웠으나 눈만 말똥말똥하다.

별수 없이 평소보다 3~40분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에 앉아 V MAP 밴드를 열고 밤사이 들어온 글들을 본다.

정겨운 글을 보고 댓글도 달아본다.

 

어제보다 20분 정도 빠른 5시에 동네 공원으로 향했다.

아직은 아무도 없는 고요한 새벽을 오롯이 즐긴다.

요란하게 울어댈 온갖 새들의 지저귐도 아직은 고요하다.

내 앞마당처럼 걸으며 오늘 쓸 글감에 대해 생각해본다.

둥근 새벽달이 수줍은 새색시처럼 구름 속을 스쳤다 들어갔다 한다.

보름이 며칠 전이었는데 아직도 달은 둥글다.

며칠 동안 흐린 날씨는 보름달의 존재를 망각하게 했었다.

 

10여 분 정도 지나자 새 한 마리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

새벽 기상을 알리는 얼리버드(early bird)인가 보다.

그것을 신호로 여기저기서 새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드문드문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온 사람들도 보인다.

음악 소리를 크게 틀고서 걷는 사람이 또 나왔다.

공원 옆길에는 새벽 배송을 하는 쿠팡의 택배차도 보인다.

 

누구는 아직도 잠자리에서 꿈속을 헤매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새벽 운동이 나의 리츄얼이 되었다.

내일부터 새벽 운동 시간을 5시로 하기로 한다.

이 고요함을 나 혼자서 잠시라도 호젓하게 즐기고 싶을 뿐이다.

새벽달은 이제 구름 속에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새벽이 이렇게 또 어김없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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