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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웠던 첫 경험

첫 손주

▶ 첫 손주

2012.5.11일 아침에 첫 외손자가 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신비스러운 일입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내 팔을 베고 새근새근 잠이 들던 귀여운 딸내미가 이제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참으로 경이로운 일입니다. 내 생애에 드디어 할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차원의 경험입니다.

아들과 딸이 하나씩인 제 자식 중에 딸이 아들보다 5개월 먼저 결혼을 했었고, 그 딸이 저에게 귀여운 첫 손주를 안겨준 것입니다.

 

여기저기 아는 사람들에게 내가 드디어 할아버지가 되었음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남들은 할아버지가 될 정도로 세월이 흐른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하지만 저는 기뻤습니다. 실제로 손주 사진을 보여주면서 자랑질도 하고 으스대기도 하면서 막 알렸습니다. 첫 아들을 얻었을 때의 감정하고는 완전히 다른 감정입니다. 한번이라도 더 손주 얼굴을 보고 싶어 졌습니다.. 어쩌다 웃는 모습을 볼 때면 그렇게 예쁘기가 그지없습니다. 내 자식이 태어났을 때에는 그냥 무덤덤하기만 했었는데 말이지요. 아들을 얻었을 때의 기분과 손주를 얻었을 때의 벅찬 기쁨은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삶의 또 다른 환희였습니다. 먼저 손주를 본 친구들이 손주를 보고 하는 행동을 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어딘가 얼이 좀 빠진 바보스런 표정으로 손주를 얼르는 모습을 보면서 말이지요. 그러나 손주를 본 지금은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정말로 지금은 그때와는 기분이 완전히 다릅니다. 경험해야 할 신비스러움입니다. 모든 것이 예쁘기만 하다. 무럭무럭 자라거라. 그래서 이 할아버지하고 신나게 놀자꾸나. 같이 책도 읽고 놀이도 하고 산책도 하고... 뭐든지... 같이 하자꾸나.

 

외 손주를 본 지 2달 여 후에 며느리도 아들을 출산했습니다. 친 손주하고 외 손주 하고.... 어떤 기분일까?

다른 감정이 일어날까? 낳기 전에는 그런 생각도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손주들이 태어나고 보니 그런 것은 다 의미 없는 일이었습니다. 외 손주는 저에게 첫 손주라는 의미가 있고 친 손주는 저의 대를 이어주는 아이라는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두 녀석 모두 이쁘고 귀여울 뿐입니다. 두 녀석이 커가면서 서로 보고 싶어 하고 친구로서 다정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질투가 날 때도 있습니다. 둘이 만날 때는 저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저희들끼리 노느라고 저에게 신경 쓸 겨를도 없을 지경입니다. 좀 서운하기도 하지요. 두 녀석들하고 공감할 수 있는 놀이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을 만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두 녀석들이 두 달 간격으로 태어났으니 앞으로도 커가면서 좋은 친구로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공부하고, 운동하고, 여행도 다니고.....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서로 형제들이 없으니 둘이서 협력하여 삶을 개척해 나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서로 오고 가면서 손주들 보는 재미도 솔솔 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뭐하고 놀까요? 할아버지인 저하고 같이 운동할 수 있을 때까지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어야 되겠습니다.

 

이제는 어리게만 보이던 자식들이 어엿한 부모가 되어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겠지요. 그 과정에서 내가 우리 자식들에게 해주지 못했던 것들을 우리 손주들에게 가르치고 싶어 집니다.. 그래서 삶을 살아가는데 나보다 내 자식들보다 더 보람되게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동안 책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을 우리 손주들하고 같이 해보고 싶어 집니다..

우선 책 읽어주는 할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책 읽는 것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스스로 자기 공부를 찾아서 할 수 있는 능력이 키워질 거라고 믿습니다.

몰입독서에 나오는 푸름이 아빠처럼....

손주들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하루가 다르게 진전된 모습을 대하면 경이롭습니다.

기어 다닐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씩씩하게 걸어 다닙니다. 맘마 소리만 하던 젖먹이가 이제는 문장으로 된 말을 또박또박하게 말하는 것을 들으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습니다. 어쩌다 할아버지가 없으면 찾는다는 말을 듣고는 더 보고 싶어 집니다.. 수시로 가서 얼굴 잊어버리지 않게 잘 사귀어둬야겠습니다. 그림 동화책도 열심히 읽어줍니다.

내가 할아버지가 되면 하고 싶었던 일입니다. 같이 장난감 가지고 놀이도 합니다. 손잡고 놀이터에 가서 미끄럼도 태워줍니다. 어린이집에도 같이 가봅니다. 헤어질 때 손 흔들며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 대견스럽기도 합니다.

이렇게 사는 삶이 즐거움이고 행복입니다.

 

작년부터는 유치원 재롱잔치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는 모습도 동영상으로 봅니다. 태권도 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고 자랑도 합니다. 가끔 전화하면서 어떻게 지내시냐고 안부도 묻고 그럽니다. 대견스럽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습니다. 작년에 두 녀석이 다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였습니다. 엊그제 같은 일이 머나먼 과거일이 되어버렸습니다.

두 녀석 입학 선물 준비하는 순간이 즐거움일 뿐입니다.

 

내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식에는 직장에 근무하는 관계로 참석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나 손주 입학식에는 아내하고

아들하고 며느리 하고 같이 갔습니다. 교문 앞에 여러 학원 관계자들이 진을 치고서 전단지를 나누어주기 바쁩니다.

방과 후에 또 학원을 다녀야 한다고 하지요. 음악학원, 태권도 학원, 영어 학원 등 저 때는 보지 못한 생소한 모습입니다. 주는 대로 받다보니 전단지가 한 묶음입니다.

 

한 반에 25명 정도의 아이들입니다. 남자아이들 보다 여자아이들이 좀 많았습니다.

입학식이 끝나고 담임을 맡은 선생님에게 인사를 하니 선생님이 깜짝 놀랍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등, 한 집안에서 이렇게 많은 인원이 출동한 적이 없어서 좀 놀라셨나 봅니다..

좀 부담스러우셨을까요나중에 외할머니까지 오셨으니 아마 놀랄 만도 하셨을 겁니다.

 

손주들아!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거라.

이 나라를 든든하게 받쳐줄 일꾼으로 성장하거라.

통일시대에 걸 맞는 훌륭한 일꾼으로 성장하거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열정적으로 일하는 일꾼으로 성장하거라.

사랑한다

보고싶다.

'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해야 할 신비스러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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