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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해도 되는 첫 경험

흡연과 금연을 반복하다

흡연과 금연을 반복하다

 제가 담배와 처음으로 접했던 기억은 초등학교 2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때 아버님께서는 시골의 은행에 다니고 계셨습니다. 일요일 당직근무를 하시는 아버님을 따라 은행에 갔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직원분들과 숙직실에서 마작을 하고 계셨습니다. 마작을 하면서 창문 밖으로 던지는 담배꽁초를 주워서 호기심에 입에 물었다가 혼이 났던 기억이 처음으로 담배를 접했던 것 같습니다. 입에 대고만 있었으니까 그 정도는 담배를 피웠다고는 할 수 없을 정도이겠지만.

 

 그리고는 담배는 저와는 한동안 관계없는 것이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야간수업 때 켜놓은 촛불에 종이를 말아 담배 피우는 흉내를 내다가 어머니에게 들켰던 적이 있지만 그때는 담배는 아니었습니다. 한마디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공부만 열심히 하는 모범생이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친구들과 모여서 같이 공부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친구들의 유혹에 그만 기침을 하면서 담배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그냥 친구들 따라서 연기를 품었던 것이지요.

 

 그러면서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는 부모님과 떨어져 서울에서 하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담배를 가까이 하기 시작했습니다. 당당하게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금연운동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지금이야 흡연자들의 설 자리가 없을 정도로 공공장소에서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아파트에서 담배를 피우면 위층에서 냄새난다고 민원이 들어오는 상황입니다.

 

 그 당시는 흡연자들의 천국이었습니다. 거리를 걸어 다니면서 피우는 것은 물론이고, 당구장에서 당구를 칠 때는 당구장 안이 연기로 자욱할 정도였습니다. 담배를 꼬나물고 연기 때문에 한 쪽 눈을 찡그리며 큐대로 공을 치던 때였습니다.

심지어 만원버스에서도 의연하게 담배를 피웠습니다. 누구하나 간섭하는 사람 없었습니다. 지금이야 감히 그럴 생각도 못하는 일이지요. 그런데 그 당시 저도 그랬습니다. 개념 없는 짓이었지요. 낯이 뜨거워질 지경입니다.

 제가 대학에 다닐 때 인기 있는 담배가 청자라는 담배였습니다. 그 담배가 인기가 많고 귀해서 힘 있는 특권층(?)만 피울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담배가게에서는 구입이 어려워 술집이나 다방에서 미리 선점해서 단골들한테만 팔았던 기억이 납니다. 코메디 프로에서 다방 마담에게 암호로 미스 청이라고 하면 청자 담배를 가져다주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그 다음에 제가 군에 있을 때는 ‘솔’ 담배가 인기였지요. 예나 지금이나 제일 후한 것이 담배 인심인데 그런 귀한 담배는 여간해서는 나누어 피지를 않았습니다. 지금이야 넘쳐나지만, 모든 것이 귀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어느 순간부터 사회적으로 금연운동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금연 운동에 동참했습니다. 년 초에 하는 결심 중 금연이 꼭 끼어듭니다. 서너 번 금연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20년 가까이 즐겼던 것을 하루아침에 금연한다는 것은 대단한 의지 없이는 불가능할 정도였습니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독한 놈이라는 야유를 들으면서 1995년도에 금연을 했습니다. 담배를 처음 피우기 시작한 지 25년만입니다.

 수많은 유혹을 물리치며 3년간 담배를 피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1998년에 해외 파견단에 합류하여 4개월간의 합숙 연수를 하며 영어(토익 시험)에 대한 심한 스트레스로 동료가 권하는 담배를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처음이 어렵지 그 후에는 수월해지듯이, 많이는 아니지만 사흘에 한 갑 정도로 피웠습니다.

 

 그 후 퇴사를 하고 2002년부터 주유소를 운영하면서 2007년도에 완전히 담배와 단절했습니다. 위험물을 취급하면서 화재에 조심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담배를 피우고 나면 내 몸에서 나는 담배 냄새가 역겨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건강보다는 니코틴 냄새나는 것 때문에 금연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전에 한번 금연했던 경험이 있으니 수월하게 끊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담배 연기가 싫을 뿐만 아니라 냄새 자체가 싫어졌습니다. 담배 피우는 사람이 제 옆에 오면 몸에서 니코틴 냄새가 스멀스멀 나옵니다. 같이 대화하는 것조차 불편해지기도 합니다.

 

 이제는 완전히 담배와는 영원히 이별을 했다고 자신합니다. 지금 이 순간 담배를 피웠던 시절을 뒤돌아보면 백해무익한 담배를 왜 피우기 시작했는지 의아해지기도 합니다. 아마 담배를 피우면서 나도 이제 성인이 되었다는 것을 보이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거리를 다니다 보면 담배꽁초가 길바닥에 즐비하고, 젊은 여자들이 당당하게 담배 피우는 모습을 봅니다. 평등한 세상이란 미명아래서. 어떤 나라에서는 꼬맹이들이 어른들하고 맞담배질하는 모습도 있고.

우리 젊은이들이 좋은 것만 보고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남들이 하는 것, 나도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겁니다.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니깐 잠깐 경험해보았다가 금연한 느낌도 경험해보기를 바랍니다. 지금은 예전보다 금연을 하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제 주위에 있는 친구들도

이제는 비흡연자가 많습니다. 세상에는 항상 명암이 있듯이, 국가 세금증수에 이바지하고 있는 애국자(?)들도 있고요.

어쨌거나 삶은 경험해야 할 신비스러움이니깐요.

 제가 담배를 피우던 예전에는 담배 값 인상을 하면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백해무익한 담배에 대한 세금을 증액해서 흡연자들이 오염한 만큼의 보상을 받는 것은 타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라는 말처럼, 그 세금을 받아서 쾌적한 환경 조성 및 건강보험에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스스로 금연하기 힘드니까 경제적 부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금연할 수 있게 말이지요.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 치우고 가제 잡고, 일거양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예전처럼 잠시 금연했다가 다시 또 원상 복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겠지요?

그러면 또 대폭 인상하지요 뭐. 허허!

전 지금 새로운 경험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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