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첩작전 참여
연대본부로 전출되어 군 생활을 절반 정도 했을 때 전북 지역에 무장간첩이 침투하였습니다.
사단 수색중대와 저의 연대에서 소탕작전에 출동을 하였습니다.
실제로 무장간첩을 잡으러 출동한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긴장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산림이 울창한 한여름 낮 이었습니다.
상황은 이러했습니다. 무장 간첩 2명이 우리 지역에 침투하여 한 명은 사살되었는데, 마지막 한 명이 임실지역의 산악지역으로 도주하여 은신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되었습니다. 그 한 명을 잡기 위하여 출동하였던 것입니다.
향토부대인 우리부대에서도 출동하게 되었습니다. 무장간첩이 은신해 있는 산을 포위하고 수색하는 작전이었습니다.
본격적인 수색은 정예부대인 수색중대에서 전담하고 우리는 매복근무를 하였습니다.
2인 1조가 되어 밤새도록 근무를 하였는데, 언제 어디로 적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밤을 세워 매복근무를 했습니다. 그런데 긴박한 상황에서도 졸음 앞에서는 당할 재간이 없었습니다.
교대로 잠시 눈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잠시 눈을 붙인 것 같은데, 새벽녘에 가까운 곳에서 순간적으로 총소리가 들렸습니다.
긴장하여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곧이어 간첩이 사살되고 작전이 종료되었다는 전달이 왔습니다.
처음 참가한 작전인데 좀 싱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전에 참가했다는 기분이 들지도 않았습니다.
총소리가 들리자 이제 시작인가 보다 생각했는데 싱겁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우리 쪽은 병사 한 명이 옆구리에 총탄이 스치는 정도로 극히 가벼운 경상이었습니다.
성공적인 작전 수행이었습니다.
이렇게 대간첩 작전이 마무리되고 부대로 귀대하는 연도에는 시민들이 열열이 박수를 치며 우리의 성공적인 임무 수행을 환영해 주고 있었습니다. 간첩을 사살한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겠지요. 별다른 역할은 하지 않았지만 괜히 으쓱되는 기분이었습니다.
부대 정문에서는 군악대가 승리의 노래를 연주하고 대대적인 환영을 해주었습니다.
환영행사도 하고 간첩 사살에 공이 있는 사병에게는 포상 휴가와 함께 표창도 해주었습니다.
매복 작전을 한다고 했지만, 모기하고 싸운 경험밖에 기억이 나지 않으니, 조금 멋쩍었습니다.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군에 있을 때 작전에 참가한 경험입니다.
제대하고 나서 엄청 부풀려서 무용담을 이야기할 때는 한참 신나기도 했습니다.
'나, 군에 있을 때 간첩 잡아 봤어!' 하하.
좌우지간 삶은 경험해야 할 신비스러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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