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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 때마다

전문가의 함정

전문가의 함정

 전문가란 어떤 분야를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여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다양한 우리 사회에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이 있다. 예전에 비하여 직업이 세분화되면서 전문가들도 더 많아졌고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자기가 일하고 있는 분야의 전문성을 표시하기 위해서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스스로 붙이기도 한다. 일정한 자격을 소유하고 있지도 않으면서 무작정 ㅇㅇ전문가라고 칭하는 경우인 것이다.

 

 어떤 특수한 분야에는 관련 단체에서 부여하는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가들이 있고, 자칭 전문가라고 이상한 이름을 붙인 수상한 전문가들도 많다. 그 진위를 가리는 것은 우리가 판단할 몫이다. 대학에 다니는 젊은이들은 전문가라는 스펙을 확보하기 위하여 눈물겨운 노력들을 한다. 온갖 스펙을 쌓기 위해 불철주야 동분서주한다. 누군가가 좋은 것이 있다고 하면 우선 자격증을 따놓아야 안심이 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제 주위에는 사 오십 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여러 군데 낚시를 펼쳐 놓고 걸리기를 바라는 것과 흡사하다.

 

 모 방송에서는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을 소개하는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가 있다. 그걸 보고 있으면 대단하다는 경탄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된다. 얼마나 그 일을 했으면 그만한 경지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면 존경스러운 마음까지 든다. 이런 사람들은 자격증은 없더라고 만인이 인정하는 진짜 전문가라고 생각이 든다.

 한양대 유영만 교수는 전문가의 네 가지 덕목에 대하여 말합니다. 전문가는 존중, 배려, 겸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 개념, 교양, 양심, 예의라는 덕목을 추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네 가지(사가지) 없는 전문가 유형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규칙, 제도, 관행만 존중하며 도덕적 판단력을 미보유한 멍청한 전문가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잘 알지 못하면서 거짓말하는 전문가들로 소위 사이비 전문가들을 지칭하는 무늬만 전문가이며, 셋째는 자기 분야밖에 모르는 전문적 문외한들과 좌정관천(坐井觀天)형 전문가들인 답답한 전문가들입니다. 마지막으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틀림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안하무인형인 재수 없는 전문가를 싸가지(네 가지) 없는 전문가들이고 평합니다.

 

 KBS TV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중 하나였던 '달인'이라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재미있게 보았던 코너입니다. 오직 16년간 한 가지만 계속해온 사실을 달인이라고 소개하는 개그입니다. 가만히 들러보면 우리 주위에는 이런 유형의 전문가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속된 말로 '아직 임자를 만나지 못한 꼴'입니다.

 

 전문가 그룹 중에 최고봉이라고 하는 자로 끝나는 직업들이 있습니다. 요사이 말썽 많은 판, 검사 그룹과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입니다. 이런 직업군들의 작금의 형태들을 보면서 전문가들이 지녀할 덕목들을 보유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자기들만이 가지고 있는 자격을 빌미로 눈살 찌푸리는 행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전공의들이 파업을 한다고 합니다. 무엇 때문에 파업을 하는지 우리들은 그 명분이 허접스럽다는 것을 느낍니다. 자기들만이 전문가들이라는 특권을 영구히 보유하고 싶어 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보입니다. 그동안 그들이 쌓아 놓았던 신뢰와 존경의 이미지를 스스로 허물어버리는 멍청한 짓거리입니다. 더 겸손해져야 합니다. 국민을 볼모로 삼아서 자기들 집단의 이익을 위한 행위는 자살 행위임을 알지 못하는 우매함이 애처롭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