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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경험들

모방시 ‘나의 연대기’(2)

모방시 나의 연대기’(2)

어제에 이어, 박철 시인의 <아이의 연대기>를 보고 모방시를 써보았습니다.

 

          20029월 어느 날

천신만고 끝에 세녹스 판매 허가를 받고 오픈을 하다.

입소문으로 연일 밀어닥치는 차량들로 기쁨이 넘쳐나다.

대기 차량으로 도로 한 차선이 밀리지만

아직도 산자부에서는 불법이라며 규제하려고 혈안이다.

 

          200411월 어느 날

세녹스 사업을 정리하고 그 자리에 주유소를 운영했다.

처음 해보는 사업이 잘 되기를 기원하다.

직원 한 명과 맞교대를 하며 주유소를 운영했지만

세녹스처럼 이윤이 많지 않아 현상 유지만 하다.

 

          20084월 어느 날

몸이 괜히 피곤하고 힘이 없어 병원을 찾아가니

독성 간염이라고 하면서 당장 입원하라고 한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3주간 난생 처음 병원 신세를 지다.

그동안 음용했던 상황버섯 다린 물이 원인이란다.

 

          2010620

우리 집 처음인 딸내미 결혼식 날이다.

팔 베게 하며 자던 아이가 짝을 찾아 새로운 인생을 열다.

신부 입장 할 때 잡은 딸내미 손이 가볍게 떨린다.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201011월 어느 날

동생과 순번에서 양보한 아들이 결혼을 하다.

한 해에 두 녀석이 결혼을 하니

혼자 준비하는 집 사람이 힘이 들것 같다.

충분한 지원을 해주지 못해 아비로서 미안할 뿐이다.

 

          2012511

딸내미가 아들을 순산하다.

할아버지라는 타이틀을 안겨 준 최초의 손자다.

철부지로만 알았던 자식들이 벌써 어미가 되다.

첫 자식 얻을 때와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20131130

고전만 하고 있던 주유소를 정리하다.

예상했던 금액보다 많은 차이로 고민만 쌓인다.

마음을 고쳐먹고 새로운 인생길을 기대하여 본다.

생각을 바꾸니 고민이 아니고 설렘으로 바뀌었다.

 

          2014927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첫 번째 책이 출간되다.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출판기념회를 성대하게 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기분만 붕붕 고조되다.

사장님보다는 작가님으로 불리어지니 실감이 난다.

 

          201787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 초 저녁에

사랑하는 어머님이 89세를 일기로 돌아가시다.

아버님에게는 알리지 않기로 하고

일가 진지와 형제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모시기로 했다.

 

          20181117

어머님 가신 지 1년 조금 지난 11월 중순에

어머님 따라 아버님이 본 고향으로 돌아가시다.

1년 반 동안 고관절 골절로 침대에만 계시다가

아들들이 보는 앞에서 편안하게 영면하시었다.

 

          2019521

사업한답시고 20년 가까이 떨어져 살던 우리 부부가

역사적인 부부의 날에 인천으로 합치기로 한 날이다.

우리 둘 만 남은 인생 후반전은

전반전과 다른 방법과 생각으로 살기로 한다.

 

          2019924

동사무소에 들어 인천으로 전입신고를 하고

경로우대카드를 발급받으니 나이가 들었음이 실감난다.

지하철 요금을 우대카드로 결재할 때 마다

'띵띵' 하고 울리는 결재 음에 대우받고 있음을 실감하다

 

          20202월 어느 날

작년 말부터 심상치 않게 번지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거리두기로 일상을 여지없이 뒤흔들어 놓았다.

위기 속에 기회 있다는 말처럼

K-방역으로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치는 기회가 되다.

 

          2020년 3월 2일

그동안 게으름으로 미루었던 블로그를 오픈하다.

하루에 한 꼭지씩 글을 쓰기로 자신과 약속을 하고,

매일 의식적으로 꼬박꼬박 글을 쓰다보니

마음이 정화되고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에  삶이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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