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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 때마다

조작(造作)과 사화(士禍)

조작(造作)과 사화(士禍)

최근에 매스컴에서 검찰의 ‘사건 조작’이라는 기사가 자주 나옵니다. 조작이란 말은 어느 특정한 집단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사건을 만들어서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을 말합니다. 지을 조()에 지을 작()으로 구성된 한자어로,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거짓으로 꾸미는 것을 말한다고 사전에 나와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주가조작, 승부조작, 선거조작 등과 같은 보도를 듣습니다. 지난 독재 정권 때는 간첩조작이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어왔습니다. 최근에는 여론조작이라고 하여 언론에 대한 일탈을 질타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비열한 행위를, 범죄를 수사하여 진위를 가려야 할 당사자인 검찰이 그들이 지닌 막강한 권력을 바탕으로 하여 사건을 조작한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이러한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면서, 옛날 조선시대에 빈번하게 일어났던 사화(士禍)에 대한 생각이 떠오릅니다. 조선시대 사화는 정치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적대세력 간의 권력 싸움이었고, 이 과정에서 상대 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사건을 조작하여 여론몰이를 해서 왕으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어찌 지금 검찰의 사건조작 행위와 다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사건을 조작하는 지금의 검찰들도 학창 시절에 국사를 공부하면서 많이 접했던 일입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4대 사화를 공부하면서 그 당시에 그런 사화를 일으킨 세력들에게 분노를 표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들이 그런 파렴치한 일을 스스럼없이 저지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역사를 배우는 것은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데 있습니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를 해야 하는 조직이 그 권력을 무기 삼아 남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저 또한 분노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입으로는 정의를 외치면서 과거의 타락한 역사를 되풀이 저지르고 있는 세력들은 자기 자신을 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독재 시대에는 검찰이 정치권의 하수인 노릇하고 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들이 지금 저지르고 있는 일련의 사건조작이 조선시대 사화를 일으키기 위해 조작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지금 어떤 말과 행동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양심의 가책없이 삶을 영위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조직의 이익만을 위해서 막강한 권력을 남용한다는 것은 조직 전체를 갉아먹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이는 것이 아닙니다. 장구한 시간동안 쌓아져야 열리는 열매입니다. 그러나 신뢰를 허물어 버리는 것은 한순간의 일입니다. 신뢰를 저버린 개인이나 조직은 서로 얽어있는 현대 사회에서는 생존할 수 없음도 알아차려야 합니다.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정의로워야 합니다. 자신들이 조금 손해를 본다는 심정으로 살신성인해야 합니다. 그러한 행동들이 쌓이고 쌓일 때 굳건한 믿음으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그래야 그 권력이 존경받을 수 있고 오래토록 유지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신뢰가 허물어져 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만의 틀 안에 안주하며 기존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애처롭게 보입니다. 견고한 틀을 벗어던지고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

 

개혁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는 지금 몸소 겪고 있습니다. 개혁에는 뼈를 깎는 고통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기존 세력들은 지키기 위해서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이 고비를 넘고 진정한 개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 시민들의 깨어난 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개혁이나 혁명은 중심부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일입니다. 주변에서부터 일어나 서서히 중심부로 번져가는 것입니다. 이는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부디 우리 후손들에게는 작금의 수치스러운 행위들이 전수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떤 아픔이 있더라도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말과 행동이 일치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들은 유한하지만 우리나라는 무한히 번영해야 합니다. 자손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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