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흔드는 인간
우리 인간에게도 예전에는 동물들처럼 꼬리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랜 세월 동안 진화되어 꼬리가 퇴화되고 지금은 꼬리뼈라는 흔적만 남아 있지요. 몇 달 전에 제 블로그에 ‘발칙한 상상’이라는 제목으로 인간들에게 꼬리가 있다는 상상을 해보며 글을 써봤습니다. 오늘은 좀 더 구체적으로 꼬리가 있다면 우리 인간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었을까를 상상해보고자 합니다.
이에 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기로 한 이유는, 며칠 전에 프랑스의 대표적인 단편 소설 작가인 마르셀 에메의 작품들을 읽었습니다. 그 작품에는 작가의 상상의 세계가 펼쳐있었습니다. 그 작품을 읽으면서 한마디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벌레가 된 인간의 모습을 그린 카프카의 소설도 있었지만, 마르셀 에메의 작품은, 그런 상상의 세계에서 제가 직접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생기다 보니 참으로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나에게도 그런 능력이 있었으면 어떠했을까를 상상해보았습니다. 나처럼 발칙한 상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동지 의식을 느끼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고자 합니다.
우선 남녀관계에 대해서 전개될 모습을 상상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여자가 남자를 유혹할 때 ‘꼬리 친다’는 말을 합니다. 꼬리도 없는데 꼬리친다고 하는 것은, 개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 꼬리를 살살 흔드는 모습을 연상하면서 비하하는 의미로 생긴 말이 아닐까요? 실제로 말이지요, 꼬리가 있다면 남녀 모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살살 꼬리를 흔들지 않을까요? 그 모습을 보고 ‘아, 저 사람이 나와 친해지고 싶구나’ 하고 바로 인식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처럼 ‘밀당’을 한다든가 ‘작업을 걸지’ 않아도 손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성간의 교제가 지금보다 폭넓게 활발해질 겁니다. ‘모태 솔로’네 ‘돌싱’이네 이런 말들은 사라질 것입니다.
이성교제가 훨씬 쉬워지고 활발해지면 지금보다 성질서가 문란해질까요? 윤리적이고 이성적인 우리 인간들은 이성간의 만남이 수월해진 만큼 정도를 지키지 않을까요? 여러 가지 사회문제는 과도한 억압에서 발생할 수 있으니까 말이지요. 남녀 간의 만남이 엄격한 유교 사회인 조선 시대의 사회 풍속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말입니다. 그 대신 활발한 이성교제를 통한 삶의 활력이 증가되어 우울증이라든가 하는 정신질환이 감소되지 않을까요?
꼬리를 관리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상황이 전개될 것입니다. 각자 꼬리를 치장하고 화장하는 일에 신경들을 많이 쓸 것입니다. 꼬리 미용, 꼬리 성형에 관한 이슈가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머리 스타일, 얼굴 성형 열풍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좀 더 특이한 스타일, 좀 더 예쁜 스타일의 꼬리를 자랑하기 위해 많은 심혈을 기울일 것입니다. 손톱 다듬는 업종이 생기듯이 꼬리 미용전문점이 성행할 것입니다. 애견실의 꼬리 모양을 보면 짐작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길을 가면서 우리들은 꼬리를 특이하게 치장한 여자분들의 뒷모습을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그 모습을 상상해보니 웃음이 그냥 실실 나옵니다.ㅎ
어떤 심심한 아동들은 뒤에서 살랑거리는 꼬리를 장난삼아 만지작거리는 일도 생기지 않을까요? 만약에 그런 짓을 하면 성희롱에 해당할 것 같습니다. 특이한 꼬리를 자랑하면서 각자의 미용실을 소개하기도 할 것 같습니다. 꼬리 염색도 당연히 유행할 것이고, 이상한 모양으로 치장한다거나 깎고 다니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의 헤어스타일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꼬리 스타일이 어떻게 변할지를 상상만 해도 재미있습니다.ㅎ
뒤에 있는 꼬리로 인하여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도 달라지지 않을까요? 꼬리 때문에 뒤로 제키고 앉을 수 없을 겁니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정좌해야겠지요. 우리 일상의 여러 생활습관도 상당히 거기에 맞게 변화되리라고 생각됩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꼬리를 보온해야 하기 때문에 꼬리 카버가 필요할 겁니다. 알록달록한 각종 카버가 나오리라 예상합니다. 혹시 예쁜 꼬리 경연대회 같은 것도 열릴까요? 미스 꼬리 선발대회처럼 말이지요.
꼬리를 손처럼 사용하는 원숭이를 보면서 우리 인간들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또한 꼬리를 무기처럼 사용할 수도 있겠지요. 주먹을 휘두르듯이 강력한 꼬리를 휘둘려서 상대를 제압해버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꼬리털 속에 소형 카메라를 삽입시켜 몰래카메라로 활용할 수는 없을까요? 이리 저리 움직일 수 있는 꼬리를 활용하여 남들이 알지 못하게 촬영하는 일이 비일비재할 것입니다. 새로운 사회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겠네요.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지금도 일처리를 완벽하게 하지 못하면 꼬리 밟힌다고 하는데 그땐 더더욱 꼬리 밟힐 일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부정한 짓 하는 사람들은 지금보다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겠네요. 꼬리 밟히지 않게 말이지요.
오늘은 여기까지 완성입니다.
누구든지 상상의 나래를 더 펼쳐주시면 어떨까요?
다음에 또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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