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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 때마다

익어가는 가을이 더 아름답다

▶익어가는 가을이 더 아름답다

 

 

며칠 전 쌀쌀한 바람과 함께 비가 왔습니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라 여기고 앞으로 추워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요 며칠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차가운 겨울을 준비하라는 배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가을이 익어갑니다. 깊어만 갑니다.

 

평상시처럼 공원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낙엽들이 수북이 쌓여있습니다.

바스락 거리는 낙엽들을 밟으면서 가을을 음미합니다.

노란 은행잎이 불빛을 받아서 더욱 샛노랗게 보입니다.

익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애처롭게 들립니다.

이제는 사라져 가야 하는 마지막 몸부림치는 소리처럼 들립니다.

노란 은행잎은 밟아도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폭신폭신한 느낌이 발바닥에 전해집니다.

한때는 이들도 푸르름을 뽐내면서 지냈을 것입니다.

쌓인 낙엽들을 쓸어 담지 말고 그냥 그대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울긋불긋 물든 단풍잎과 노란 은행나무 잎들을 보면서 아름답다고 합니다.

그런 단풍들을 구경하러 간다고 합니다. 단풍놀이 간다고 합니다.

멀리서 찾아와서 보는 사람들로 가을은 북적거립니다.

우리네 인생도 이처럼 북적거리도록 아름답게 익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존재 자체의 아름다움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지나면 그 자리에 하얀 눈송이들이 쌓여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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