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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 때마다

어제에 이어서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어김없이 동네 공원으로 새벽에 산책을 나갔다.

오늘도 춥다고 했지만 어제 추위를 겪어서 그런지,

그렇게 춥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제 잠시, 시간을 바꿀까? 장소를 바꿀까? 하고 고민했었지만,

몸은 자동적으로 같은 시간, 같은 장소로 가고 있었다.

 

어제와는 다르게 반대로 걷는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본인도 아마 멋쩍어서 안 나왔을 것이라고 나 혼자 생각해본다.

어김없이 음악소리도 들리고 영어도 들린다.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보기로 했다.

오늘은 어제와 다르게 다른 생각이 올라옴을 느낀다.

 

반대로 걷는 사람은 자기 방향대로 걷는 것이고,

우리는 우리대로 걷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올라온다.

그 사람은 그 사람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고,

나는 나의 길을 가고 있을 뿐인데,

단지 내가 불편하다고 생각하고 느끼고 있을 뿐이었다.

 

남들이 변하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것보다

내가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바꾸니 불편함이 없어진다.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고자 하면서 불편해하는 것보다

내가 바꿔버리니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다.

나와 다르다고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단지 다를 뿐이라고 생각하니 내가 편해진다.

 

이제는 반대로 가는 사람이 기다려지기까지 한다.

내가 변덕스러운 것인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아니다, 내가 변덕스러운 것이 아니라

이리도 되고 저리고 될 수 있는 연금술사라고 여기기로 했다.

 

나의 길이 있고 너의 길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로 하자.

그리고 경관을 둘러보며 나의 길만 열심히 가기로 하자.

그러다가 동행이 있으면 함께 길을 가기로 하자.

나머지, 이도 저도 안 되면 그냥 신에게 맡기도록 하자.

 

진인사(盡人事) 대천명(待天命)이라고 한다.

나의 일, 너의 일, 신의 일이 있다고 한다.

나는 거기에 우리의 일을 추가하고 싶다.

뜻이 맞는 사람과, 정겨운 친구들과 함께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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