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에 대한 추억
지난 설 전에 『양식의 양식』이라는 책을 가지고 독서 토론모임을 가졌다.
코로나로 인하여 비대면 형식으로 줌을 이용하여 진행한 모임이었다.
그 책에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소울 푸드의 하나로 짜장면이 소개되었다.
짜장면은 한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중국 음식인데,
정작 중국인들은 모르는 음식이라는 얘기다.
오히려 중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색다르게 경험하는 음식의 하나라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에 가서 짜장면을 시키면 맛과 그릇이 우리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
짜장면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조선말 청일전쟁 때라고 한다.
인천에 온 청나라 군대를 따라온 중국 상인들이 소개했다고 한다.
지금도 인천 차이나타운에 가면 오래된 중국 음식점들을 만날 수 있다.
그랬던 것이 이제는 우리가 즐기는 우리나라 음식처럼 자리매김했다.
예전에 짜장면은 흔히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은 아니었다.
내 기억으로는 초등학교 졸업식 날 먹었던 짜장면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어머님이 졸업기념으로 점심을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사주셨다.
그때 생전 처음 먹어본 짜장면 맛은 별미였다.
그리곤 중학교 때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면을 빼고 짜장만 팔았는데,
그걸 밥에 비벼 먹으면 다른 반찬 없어도 꿀맛이었다.
지금도 가끔 별미를 먹고 싶으면 짜장밥을 만들어 먹는다.
지금은 짜장면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간짜장, 삼선 짜장, 유니짜장유니 짜장, 된장짜장, 물짜장, 해물짜장, 쟁반짜장, 옛날짜장 등
이제 짜장면은 정말로 다양하게 한국요리화 되었다.
또한 인스턴트식품으로 가공되어 간단하게 집에서도 즐길 수 있다.
지금도 출출하면 가끔 짜짜로니나 짜파게티를 끓여 먹곤 한다..
짜장면은 다 좋아하지만 난 그중에서 간짜장을 가장 선호한다.
고기를 넣고 볶은 짜장을 국수에 비벼서 먹는 맛이 그만이다.
그런데 가끔은 고기 대신 양파만 잔뜩 들어가 있어서 실망할 때도 있다.
둘이 먹을 때는 가끔 쟁반 짜장을 배달시켜 먹으면 딱 좋다.
짜장 속에 섞인 해물을 골라 씹는 맛도 쫄깃쫄깃하니 먹을만하다..
짜장면은 친구들과 내기 당구를 치면서 당구장에서 먹는 맛이 별미다.
게임 중간에 순간순간 짬을 내어 대충 비비고 후딱 먹어치우곤 한다.
내 친구 중엔 한 그릇을 1분이 넘기 전에 뚝딱 해치우는 짜장 킬러가 있었다.
지금이야 먹방 TV에서 황홀한 ‘면 치기’를 보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말이다.
예전에 짜장면의 표기를 가지고 왈가불가했었던 적이 있었다.
‘짜장면’보다 ‘자장면’으로 쓰고 발음해야 한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래야 표준어 표기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런데 정작 우리 대다수는 아나운서만 빼고 ‘짜장면’으로 쓰고 발음한다.
말은 시대에 따라 상황에 맞게 변화하며 발전하는 것이 상례다.
지금은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고 일단락되었지만,
자장면이면 어떻고 짜장면이면 어떠하단 말인가?
‘자장면’이라고 말하면 영 입맛이 당기지 않으니 어쩌란 말인가?
나는 ‘짜장면’이라고 말해야 진짜 짜장면 맛이 나는 것을.
오늘 점심은 중국집에 짜장면 곱빼기를 배달시켜 즐겨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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