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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 때마다

맑은 물 퍼붓기

맑은 물 퍼붓기

 제가 수련한 하비람에서의 마지막 파포먼스는 '맑은 물 퍼붓기'입니다.

깨끗한 물이 가득 차 있는 유리잔에 검은 먹물을 한 방울 떨어뜨립니다.

그러면 금방 검은색으로 혼탁해집니다. 마실 수 없는 상태로 변하고 만 것입니다.

혼탁해진 유리잔의 물을 원래처럼 되돌리기 위해서

조그만 막대기로 혼탁해진 물을 찍어내어 솎아내는 행위를 합니다.

그러나 더러워진 물을 조금씩 솎아낸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유리잔의 물은 깨끗해지지 않습니다. 영원히 어려울 것입니다.

 

이번에는 깨끗한 물이 가득 찬 주전자로 유리잔에 넘치도록 부어 줍니다.

그러면 어느 순간에 유리잔의 물은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해집니다.

 

이 퍼포먼스를 보면서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아무리 청정한 상태일지라도 오염된 것이 하나라도 침투하면 금방 혼탁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염된 것을 솎아낸다고 해서 깨끗해지는 것은 어렵다. 깨끗하고 맑은 기운을 넘치도록 붓어주면 원래 상태로 복원시킬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네 조직이나 사회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우리가 속한 사회가 오염되었다고 해서 오염된 것을 솎아내는 소극적인 활동으로는 깨끗해질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올바르고 아름다운 일들로 넘치도록 채워졌을 때 우리 사회는 살기 좋은 에덴 공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 자원봉사에 동참하는 것이나, 작은 것일망정 기부행위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행들은 우리 사회를 정화시키는 '맑은 물'들이 될 것입니다.

불길처럼 온 나라에 퍼져서 하루빨리 청정국가가 되었으면 합니다.

 

 독서토론 모임을 하기 전에 상대에게 맑은 물 퍼붓기를 해보았습니다.

상대의 긍정적인 면을 칭찬해주는 맑은 물을 퍼부으면 금방 모두들 화기애애 해집니다.

서먹했던 자리가 금세 웃음꽃으로 만발해지고 모임이 즐겁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고 하지요. 관계 맺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오늘부터 21대 국회의원 사전 투표가 시작됩니다.

우리는 오염된 정치판이 정화되고 보다 생산적인 장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맑은 물 퍼붓기를 적극적으로 했으면 합니다.

세계적으로 높아진 위상처럼 우리의 일꾼들도 맑은 물들로 넘쳐나기를 바랍니다.

 

너무나 오염이 되어 혼탁해진 상태에서는 아무리 맑은 물을 퍼붓는다고 해서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혼탁해진 물을 다 덜어내고 새로운 물로 갈아 채워야 합니다.

그런 방법 중에 혁명도 있고 쿠데타도 있습니다. 과거에 그랬습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근원적으로 뿌리 뽑을 수 있는 합법적인 혁명이 선거입니다. 

 

악이 발을 붙이지 못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소망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회건 간에 악은 존재합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우리 몸에도 암이라는 존재로 인해서 생명을 단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상적인 사람도 암세포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최근의 암 치료 방법은 암을 제거하는 방법도 있지만,

암세포가 퍼지지 않도록 하는 방법으로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고 합니다.

암적인 존재라 할지라도 공존하면서 살아가야 할 겁니다.

사회 전체로 퍼지지 않도록 조치하면서 맑은 물로 정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난 오늘도 새로운 경험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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