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하지 못할 수도
떨어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눈을 비비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서 맨발로 학교 운동장을 걸었다.
한 걸음도 떼지 못하고 누워만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쌀을 씻어 냄비에 넣고 아침밥을 해서 먹었다.
씻을 쌀이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시원한 도서관에서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었다.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눈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매일 블로그에 한 꼭지씩 포스팅하고 있다.
몸과 마음이 망가져 그렇게 할 수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가끔 가족들이, 아내가 보고 싶어 인천에 간다.
불행한 일들로 인하여 갈 수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생일날과 기념일에 함께 모여 식사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인가는 그렇게 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는 것을 안다.
그런 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런 날이 오더라도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 할 수 있을 때 해보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안다.
어느 날부터인가는
그렇게 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모든 것이 축복인 것을.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에 감사하며 즐겁게 하자는 얘기이지요.
카르페 디엠!
ps; 전주에 혼자 있을 때 패러디해본 시입니다.
몇 년 전에 보았던 필이 통했던 시 중에서 패러디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