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roup 체육대회

제가 젊었을 때 20년 동안 재직했던 회사는 대우그룹의 계열사인 대우중공업이었습니다..
계열사가 40여 개 되는 재계 3위의 그룹으로 무역회사를 기반으로 성장하여 신화를 창조한 그룹이지요.
제가 1978년 말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대리로 진급하였을 때 그룹 체육대회가 가을에 효창운동장에서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그룹사들의 단결과 대외적으로 성장한 모습을 과시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거창하게 열었습니다.
체육대회 종목은 축구 한 종목뿐이었습니다.
선수 구성은 기술직에서부터 경영진까지 직급별로 뽑았습니다. 저는 대리, 과장 직급에서 과장 한 분과 함께 대우중공업 대표로 선발되었습니다. 축구는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남들이 보기에도 잘한다고 여겨지는 종목입니다.
매년 회사 창립기념일에 열리는 체육대회에서 중기 본부 대표로 출전하여 눈도장을 찍어놓은 결과입니다.
그때 저희 중기생산본부가 우승을 했었거든요.
그룹사 사장들은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체육대회에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 한 달 전에 선수를 선발하여 맹훈련을 시킵니다. 저희 중공업에서도 대회 3주 전부터 선수를 선발하여 감독 선생님을 초빙하였습니다.
오전 근무를 마치고 오후부터 연습에 들어갔습니다. 주축인 평사원급들은 기숙사에서 합숙하면서 말이지요.
대회 1주를 앞두고서는 간부급 포함 전원이 기숙사에 합숙하면서 팀워크를 다졌습니다.
주축인 평사원급에는 학창시절 때 선수 생활을 했던 인원이 태반이었습니다. 간부급들은 필수적으로 출전해야 되는
관계로, 걸리적거리지만 않으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종업원 수에 따라 A, B 그룹으로 나뉘어 시합을 했습니다.
종업원이 많은 저희 회사는 당연히 A 그룹에 속했고 우승이 목표였습니다.
대회 당일에는 준결승전과 결승전만 치러지기 때문에 그전에 예선전을 치렀습니다.
모든 예선을 통과하여 대회 당일에 효창구장에서 경기를 치르게 되었지요. 저의 포지션은 수비수 이지만 대우자동차와의 예선전에서 두 번째 골을 넣는 활약을 하기도 했습니다. 수비수였던 제가 어떻게 해서 공격 진영에 가담하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코너킥을 차는 순간에 골대 앞에 있던 제 앞에 공이 떨어진 것을 가슴으로 밀고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일대 영으로 이기고 있는 순간에 상대편이 약해서 일방적으로 우리가 공격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일약 스타가 되었고 그룹 대회에서 처음으로 골을 기록했습니다.
결승 때 대우조선하고 시합을 했는데 우리가 일대 영으로 승리하여 우승을 했습니다.
상대편의 실력도 출중했지만 더 짜임새 있었던 우리가 2대 1 패스로 결승골을 얻었습니다. 부상으로 대우전자에서 생산하는 최신 오디오 제품을 선수들 각자가 받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회사로부터는 체육상이라는 상을 전직원이 모이는 조회석상에서 수상했습니다. 그 다음해에도 우리는 결승에 진출하여 연장전 PK 승부킥에서 이겨 우승을 연거푸 차지하였습니다. 그때도 뭔가를 상품으로 받았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그런데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후로는 대회가 중단되었습니다. 좀 아쉽더라고요.

운동을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축구를 더 좋아하고, 남들보다는 조금 잘한다는 이유로 고교 동문 체육대회, 대학교 과 체육대회 등에 불려 다니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나중에는 나이 들어서까지 즐기다보니 종아리 인대가 파열되는 불상사를 당하여 병원 신세를 질 수밖에 없었지만 말이죠. 아직도 저를 공 잘 차는 발발이로 인식하고 있는 선, 후배 및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체육대회가 있는 날이면 나를 찾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행복한 일입니다.
그 후에도 고교 동문 축구단(전주고 OB)에 합류하여 타 지역까지 원정하며 운동을 하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이제는 직접 하고는 싶지만 조금만 뛰면 체력이 받쳐주지 않음이 애처로울 뿐이지요.
손주들하고 공놀이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 옛날이여! 가수 이선희의 노래가 생각납니다.
'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해야 할 신비스러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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