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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 때마다

코로다 시대 백수의 여름 나기

코로다 시대 백수의 여름 나기

올해로 백수가 된 지6년이 넘어간다. 남들은 나를 작가로 부르기도 하고 회장님 또는 마스터 코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2014년도에 책을 출간했으니 작가는 틀림이 없고, 나 스스로 영자 클럽 회장이라고 하고 다니니 회장이란 말도 맞기는 맞다. 그리고 3p 마스터 코치 자격을 가지고 있으니 그 호칭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아무리 여러 가지 호칭으로 불러주어도 실질적인 생활은 거의 백수나 다름이 없다. 매일 하는 일상이 책을 읽고 글도 좀 쓰고 가끔 독서토론 모임에 참석하는 일이 전부이고, 도서관이나 평생학습관에서 주관하는 인문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거의 돈 버는 일을 하지 않으니 백수인 것이 맞다. 어쩌다 있는 강의 요청은 가물에 콩 나듯 할 뿐이다.

 

고정으로 하는 일이 없고 수입도 없으니 덥다고 냉방장치를 설치할 수도 없다. 있다고 해도 집에서 혼자 냉방장치를 가동한다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그래서 매년 여름이면 아침 식사를 하고 도서관으로 직행했다. 도서관만큼 시원한 곳이 없다. 좋아하는 책을 원 없이 읽으며 저렴한 점심까지 해결하고 하루 종일 도서관에 있으면 여름이 언제 갔는지 모를 정도다. 몇 넌 간은 그렇게 시원하게 보냈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나서 도서관이 휴관이 되었다. 전반적인 모임이나 강연 자체가 제한이 되었다. 그러니 집에서 나가도 갈 곳이 없어져 버렸다. 어쩔 수 없이 집에서 지내야만 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에어컨이 없는 집에서 선풍기 바람에 의지한 여름 나기를 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올해는 장마기간이 길어 더위를 많이 잠재워서 그나마 다행이었는데 장마 끝나자마자 내리쬐는 폭염은 달리 해결할 방안이 없다. 오롯이 집에서 더위와 싸워야 한다.

 

며칠간 잠깐 동안 도서관이 선별적으로 개관을 했었는데, 8.15 광화문 집회 이후 다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로 인해 또다시 휴관이 되고 말았다. 이제는 선풍기 바람과 함께 간편한 복장으로 책과 친구 하며 즐기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어졌다. 코로나 사태에서의 여름은 모든 사람에게 불편과 어려움을 감수하게끔 하지만 나 같은 백수에게는 유난히 힘든 시기임에 틀림없다. 부디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가 물러나서 정상적인 일상으로 회복되기를 고대할 뿐이다.

 

나는 지금 새로운 경험 중입니다. 이 또한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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