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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은 것들

나의 일, 내 일

나의 일, 내 일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의학의 발달로 인해 유아기 때 사망률이 현저히 감소함에 따라 평균 수명이 늘어난 효과도 있지만 실질적으로도 수명이 늘어나고 있다. 100세 시대라고 말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120, 150세까지 살 수 있다는 발표도 있다. 일이백년 전만 해도 평균수명이 40대였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일할 수 있는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옛날이면 60세만 되면 장수했다고 하면서 축하잔치를 열기도 했었다. 그때가 되면 집안의 최고 어른이 되어 가만히 앉아서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인생을 정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나이가 되면 아직도 청춘 못지않게 팔팔한 사람들이 많다. 집안에만 있으며 어른 노릇만 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 무엇이든지간에 일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일을 하고 싶어도 마땅하게 일할 자리가 없어 취업 재수생이라는 말과이태백이라는 자조적인 말도 생겼다. 학교 졸업도 하기 전에 자기가 원하는 직장에 취업이 확정되어 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또한 구조조정 한다고 하면서 50살만 넘으면 조직에서 퇴출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기 십상이다. 어느 정도 일에 관록이 붙어 자유자재로 처리할 수 있는 경지에 올랐는데 떠나야 하는 실정이다. 예전에는 한 번 취업하면 평생직장으로 알고 퇴직할 때까지 근무하는 것이 당연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IMF 이후 달라진 우리의 삶은 그간의 것들을 고루한 생각으로 남겨놓고 말았다.

일에는 나의 일’, ‘너의 일’, ‘신의 일이 있다고 서양의 저명한 영성가 중 한 명인 에크하르트 톨레는 말했다. 각자의 일을 충실히 하고, 나머지 일은 되지도 않는 것에 힘쓰지 말고 신에게 맡기라는 말이다. 그 중에서 ‘나의 일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한다. 나의 일은 남에게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고 내가 직접 하는 일이다. ‘내 일이다.

 

일을 할 때는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해도 되는 일을 해야만 한다. 하고 싶어도 자기의 능력이 없으면 그저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도 성공할 수가 없을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기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으면 일을 하는데 신바람이 나고 목표에도 빨리 도달할 수 있다. 자기 능력이 되지도 않으면서 주위의 강권에 의해서, 유행에 휘말려서 맹목적으로 하다 보면 시간과 돈만 낭비하고 어느덧 인생의 황혼에 이르고 만다. 후회한들 가슴만 먹먹해진다.

 

어렸을 때 우리 부모들은 남들이 다 하니깐 무작정 뭔가를 지식들에게 시켰다. 본인에 대한 의견은 물어보지도 않고, 그래야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는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해서 무작정 시킨 것이다. 그중에는 말 잘 듣고 순응하여 재능을 발견한 아이도 어쩌다 있지만 대부분 그건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고역일 뿐이다. 그렇게 시키는 일만 하다 보니, 결국 자기 스스로 뭔가를 찾아서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만다. 아무도 모르게 마마보이로 만들고 말았다.

 

하고 싶고, 할 수 있다고 해도, 남에게 피해를 준다거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는 일은 해서는 안 된다.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면서 자기만의 이익을 좇는 행위는 지탄의 대상이 된다. 종종 우리는 자신과 자기 조직만을 위하여 사회적으로 피해가 가는 행위를 거침없이 하는 경우를 많이 접한다. 그런 행위가 피해를 주고 있는지 조차 모르고 정당한 자기 권리라고 강변하는 사례를 접하면서 한심하다는 생각들을 많이 한다. 참으로 개념 없고 뻔뻔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에는 어떤 일이건 간에 책임이 따르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라도 한 일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당연히 져야 한다.. 그런데 복잡한 문제가 생기면 책임회피를 하기에 급급한 경우를 많이 본다.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자신들이 해야 할 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사람들도 있다. 참 한심한 사람들이다.

 

내가 하는 일인데 남이 시키는 일만 하는 수동적인 사람들이 있다. 자기가 하던 일만 고수하며 다른 일에는 하려고 쳐다보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감히 도전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만 고수한다면 언젠가는 시류에 밀려서 도태되고 만다. 그런 사람 중에는 장인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질 닦인 길만 가지 말고 새로운 길도 가보자. 새로운 길을 걸을 때 우리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눈앞에 숲이 우거져 있다고 하더라도 그곳에 자신만의 길을 내고 만들어 가는 과정이 우리의 삶을 기쁘게 한다고 어느 시인은 노래한다. 도전하고 실패하면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아가면서 온전한 나의 길을 만들어 가봐야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나의 일이 될 수 있다.

 

오늘 설교 시간에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이라는 말씀을 들었다. 당나라 때 임제선사의 법어라고 한다. 어느 곳에서든 주체적일 수 있다면 그 서는 것이 모두 참된 곳이란 뜻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늘 주체적인 삶을 살라는 의미다.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주체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은 참으로 당당하다.

 

자기가 하는 일이 단지 생계유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주인 의식을 가지고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할 겁니다. 그래서 자신의 하는 일로 인해서 내 삶의 진정한 주인공으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눈을 뜨는 새벽이 설렘으로 가득할 겁니다. 끌려가는 삶이 아닌 내가 스스로 만들어 가는 주체적인 삶이 진정 우리가 원하는 삶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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