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환영회
그룹 연수교육을 마치고 대우중공업에 배치를 받아 중기 생산 1부 생산기술과 제관 담당으로 보직을 받았습니다. 일본 코마스 회사와 기술제휴를 하여 각종 지게차를 생산하는 부서였습니다. 그 당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담당 과장님은 제 고등학교 5년 선배님 이였습니다. 아무도 없는 낯선 곳에서 선배님이 있다는 것은 많은 위안이 되었습니다.
사무실에 출근을 한지 일주일이 지나기도 전에 과에서 신입사원 환영회를 열어준다고 하여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고기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정육점에서 환영회를 하나 하고 의아해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은 고기를 팔기도 하고 음식점처럼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습니다.
난생처음 가보는 장소였습니다. 보통 정육점에 가는 것은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사기 위하여 갔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다닐 때는 일반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었거든요. 술을 마실 때는 술집에 가서 마셨고요. 그런데 이곳은 고기를 팔기도 하고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도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삼겹살을 겉들인 식사와 술을 마시면서 거하게 신입사원으로 환영을 받았습니다.
자기소개를 하고 신고식 하라고 해서 젓가락 장단 두드리며 노래도 불렀습니다. 그렇게 그 자리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회식 문화였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노래방이라는 곳이 생기기 전입니다. 2차를 간다고 하면 지금처럼 노래방 가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는 극장식 맥주홀에서 가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곤 마지막 전철을 타고 서울로 귀가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회사는 인천에 있지만 생활 거주지는 대부분 서울에 있었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동인천역 앞에서 합승택시를 타고 서울까지 가야 했습니다.. 통행금지 시간이 있던 시절이었거든요. 밤늦게 들어갔다가 잠깐 잠을 자고 바로 다음날 새벽 일찍 통근버스를 타고 출근해야 하는 빠듯한 생활이었습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2차까지 가는 회식은 자주 하지 않았습니다. 서로 피곤한 일이거든요. 그래서 총각 사원들은 회사 내에 있는 기숙사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인천에 있는 대우중공업 본사 앞에는 이런 방식의 음식점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가깝고 가격도 저렴하여 가끔 회식을 간다고 하면 자주 애용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도 그 후로는 고기와 술을 마시고 싶을 때는 가끔 들리는 익숙한 장소가 되었음은 물론입니다.
이렇게 생전 처음 가는 장소에서 생전 처음 먹어보는 맛있는 삼겹살을 먹으면서 신나게 놀았습니다. 지금 같으면 식사를 하고 2차, 3차까지 강행군을 하는 행사가 되었을 겁니다. 지금도 그런 장소가 있을까요? 젓가락 두드리며 노래 부르고 술을 마시는 장소가. 아마 밴드를 부르거나 노래방 기기를 틀어놓고 반주에 맞추어 신나게 노래를 부를 것입니다. 노래 가사를 완전히 아는 곡도 얼마 되지 않겠지요? 지금은 노래방 세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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