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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생활 할 때 경험

삼겹살(세겹살)과의 만남

삼겹살(세겹살)과의 만남

오늘도 새벽 걷기를 하면서 100일 걷기 운동 신기록에 도전했다.

걸으면서 이번 주 리더스클럽 선정 도서인 양식의 양식을 들었다.

회원들이 구간별로 나누어 낭독한 내용을 이어폰으로 들으며 책을 읽었다.

요사이는 오디오 북을 들으면서 걸을 수 있어 지루하지 않아서 좋다.

모든 것이 대한민국 최고의 좋은 독서모임에 참여한 특별한 혜택이다.

이 책은 모 방송국에서 8부작으로 방영된 음식에 대한 내용이다.

한국인의 소울 푸드로 선정된 8개 음식에 대한 미식 여정을 담고 있다.

임으로 정한 소울 푸드라는 말에 일단의 거부감이 있기는 했다.

어떤 사람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음식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비빔밥이 빠진 것은 소울 푸드라기보다는 특별한 별미음식이어서?

 

그중에서 처음 소개하고 있는 삼겹살에 관한 내용을 걸으며 들었다.

듣다 보니 처음으로 삼겹살을 만난 계기가 새록새록 떠올랐다.

고기를 좋아하는 우리 민족은 유난히 소고기를 선호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우리가 돼지고기를 애용하게 되었고,

그중에서도 유독 삼겹살이 각광을 받은 여정을 소개한다.

삼겹살은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대표 음식이라는 것이다.

 

농경국가인 우리나라에서 벼농사의 일꾼인 소는 중요한 재산이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 소비를 장려하기 시작했다.

집에서 소규모로 키우던 돼지가 양돈 농장에서 대규모로 사육되었으며,

우리에게 삼겹살이 소개된 시기는 지금부터 50~60년 전 이란다.

수출하고 남은 부위인 삼겹살이 우리에게 먹거리로 자리매김했다고 한다.

내가 처음으로 삼겹살을 만난 것은 197811월경이다.

인천에 있는 회사에 입사 후 신입사원 환영회에 나온 음식이다.

환영회를 해준다고 하면서 데리고 간 장소가 회사 인근의 정육점이었다.

정육점은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생으로 파는 곳 이었는데, 생소했다.

환영회 장소가 음식점이 아니고 정육점이니 낯설었던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니 아늑한 방이 있었고 음식상이 놓여 있었다.

바닥은 가스 파이프라인이 깔려 있었고 상위엔 불판이 준비되어 있었다.

방바닥도 상위에도 여기저기에 고기 기름이 달라붙어 미끈미끈거렸다..

그때 생전 처음으로 고소한 삼겹살 고기를 상추에 싸서 맛있게 먹었었다.

 

그리고 흥이 나면 젓가락으로 상을 두드리며 십팔번을 목 터지게 불렀었다.

지금은 2차는 노래방으로 이동했지만 그 당시는 아직 도입 전이었다.

그 후로도 일과 후 회식장소는 정육점에서 삼겹살과 소주와의 만남이었다.

그러니까 처음 삼겹살이 소개된 시점과 얼추 비슷하게 맞아떨어진다..

소고기보다는 저렴하고 맛있는 삼겹살은 우리 서민들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그전에 내가 아는 돼지고기는 김치찌개에 들어가는 것만 즐겨서 먹었었다.

돼지고기만 골라 비계 부위는 떼어내고 먹는다고 야단을 맞기도 했었다.

삼겹살로 구워 먹는 방법도 처음이지만 정육점에서 구워먹는 것도 처음이었다.

지금은 제육볶음과 돼지갈비 등 다양한 돼지고기 요리가 개발되었지만,

오늘 이렇게 삼겹살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나니 입속에 침이 돋아나기만 한다.

이제는 유튜브에도 각종 삼겹살 조리 방법이 소개되고 세계적인 음식이 되었다.

항상 웃는 얼굴 모습의 돼지는 고사상의 주인이 되어 사랑을 받고 있지만,

가끔 유행하는 전염병으로 인해 살 처분되는 돼지들을 보면 안쓰럽기만 하다.

좋으나 싫으나 항상 꿀꿀거리는 긍정의 아이콘으로, 복 돼지 저금통으로,

풍요로움의 상징으로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오고 있어 다행이기도 하다.

지금 내 책상 앞에도 황금빛 복 돼지가 웃는 모습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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