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한 해를 보내면서.... 보고지고, 보고지고
‘새해를 맞이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가 다 지나간다’는 뻔한 소리는 올해는 하지 말자..
말하기 좋고 보기 좋은 숫자 ‘2020’이더니 이제는 기억하기 조차 싫은 ‘2020’이 되고 말았다.
코로나로 인하여 ‘2020’은 없었던 걸로 기억하고 싶다.
일 년 내내 모든 것을 움츠리고 자중해야만 했던 경자년이었다..
경자년을 보내면서 연 초에 모 신문 칼럼에 기재된 내용을 검색해 보니, ‘아무리 어려운 일을 만나도 큰 바위(庚)처럼
꿋꿋이 흔들리지 않는 버팀의 해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아직 팬데믹 선언이 있기 전인데 코로나로 인하여, 사법개혁으로 인하여 나라가 요동칠 것을 미리 예단하였나 보다.
중국에서 불어 닥친 코로나로 인하여 전 세계적으로 어렵고 힘들게 지내온 한 해였다.
세계는 이미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실감하기도 하였다.
그중에서 K-방역은 전 세계적으로 극찬을 받았고, 슬기롭게 대처하는 우리 국민들은 우리도 이미 어엿한 선진국이었음을 알게 되어 자긍심이 고조되는 한 해 이기도 했다.
위기 속에 피어난 기회였을까?
우리네 삶에는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다.
좋고 나쁘다는 판단은 모든 것이 주관적인 일이지만, 대다수의 삶은 별로 좋지만은 않은 한 해였을 것임이 틀림없다.
한쪽이 밝아지면 그 반대쪽은 어두워진다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는 것도 깨닫자.
모든 것이 음, 양의 조화이고 새옹지마(塞翁之馬)이기도 하다.
금년 한 해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니 개혁이라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지난한 길인가를 실감하게 된다. 기득권을 지키고자 발광하는 세력들의 몸부림을 보면서 조선시대 '사화'에 대한 생각이 든다. 반대 세력을 죽이기 위한 '조작'과 '절차'만을 따지는 무의미한 행동들, 그로 인해 빚어진 당파싸움은 국력이 쇠퇴하는 지름길이었다.. 기득권의 부정‧부패는 파멸의
나락으로 빠져 헤어날지를 모르고 온갖 썩은 내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견고한 반대 세력과 맞서 정치를
개혁하고자 하는 대원군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오랜 세월 찌든 견고한 진을 단 기간에 깨부수는 일은 험난한 여정이다. 당시 절대 권력을 가진 자가 선두에 서서 지휘해도 힘든 일이었는데, 더구나 민주주의 시대인 지금은,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거센 저항을 하는 세력을 뚫고 나가야 한다. 다소 거북이처럼 느리게 가더라도 쉼 없이 끝까지 가야 함을 인식하고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을 키워야 함도 알아차린다. 이제 그 도도한 물길을 돌리기에는 썩은 것이 너무 많이 노출되었다, 쩔어 붙어 고착된 것을 제거하는 데는 당연히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을 이해하자.
코로나로 인하여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피해가 많이 있었지만, 백수로 살며 읽고, 쓰고 노는 일이 일상인 내 삶은 지장을 초래한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 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한 것 같다. 평소에 하던 대면 모임은 힘들어졌지만 줌을 통한 비대면 토론과 강의를 통하여 새로움을 경험해보았다. 그래도 비대면보다는 대면해서 만나는 것이 훨씬 정겨운 일이지만 그거라도 있으니 멀리서나마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래도 정겨운 우리 친구들을 볼 수 없으니 아쉬움만 가득할 뿐이다. 보고 지고, 보고 지고 우리 벗님들 보고 지고!!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짧은 이 시점에 무정한 세월은 그저 흘러만 가고 있다. 언젠가는 코로나도 물러갈 것이다. 우리가 이 난국을 벗어나면 금년에 못했던 것들에다 이자를 붙여 따따불로 신나게 즐겨보자. 지금보다 더 많이 만나서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즐기도록 하자. 그때까지 친구들아 건강관리 잘해서 튼튼한 체력들을 유지하기 바란다.
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해야 할 신비스러움이니깐. 우리는 지금 새로운 경험 중이다. 이 또한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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