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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 때마다

108배 절 운동

108배 절 운동

 

이틀 연속으로 영하 15도 아래로 내려갔다.

제대로 겨울 맛이 나는 거 같다.

겨울은 겨울다워야 겨울이다.

온몸을 싸매고 새벽 걷기 운동을 나가도

손끝이 시리고 얼굴 틈새로 칼바람이 들어온다.

이런 한파에 운동을 나간다니 걱정하는 소리에

오늘은 실내에서 절 운동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전에 1년 가까이 꾸준히 절 운동을 해왔었다.

그러다 보니 다리 운동이 부족한 감이 있어

한 겨울에만 실내에서 절 운동을 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새벽에 걷다 보니 그게 습관이 되었다.

이제는 자동으로 몸이 알아서 움직인다.

어제는 너무 춥다는 핑계로 늦게까지 이불속에 있었다.

그러다 보니 생활의 리듬이 헝클어지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은 작심하고 절 운동을 하기로 했다.

 

-튜브에서 108배 참회문 내용을 틀어 놓고

절 하나하나 마다 안내하는 것에 따라 절을 하기 시작한다.

예전의 절 운동하던 모습을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첫 번째 절부터 수월하게 몸이 움직인다.

발목, 무릎, 허리, 어깨 관절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다.

한쪽 어깨 부근에 살포시 통증이 느껴진다.

머리를 바닥에 대니 마음이 숙연해진다.

첫 번째 절은,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생각하며 절을 한다.

마지막 백팔 번째 절은,

모든 번뇌를 품은 귀하고 귀한 생명인 나를 위하여 절을 한다.

나를 자각하며 절을 하라고 안내를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백팔 배를 다하고 나면 38분 가까이 소요된다.

혼자서 108배를 하기엔 처음에는 너무 지루하다.

그래서 절을 할 때마다 의미를 부여하는 참회문을 들으며

그 지루함을 달래가면서 절을 하면 훨씬 수월하다.

그래서 부부간에 서로 마주보면서 절을 하면 좋겠지만

우리 집 여인은 이불 속에서 아직도 달콤한 꿈을 꾸고 있다.

같이 하자고 꼬드겨 봤지만 막무가내다.

괜히 자는 사람 깨워봤자 별다른 소득이 없을 것 같다

 

방석과 메트를 깔고 온 몸을 쭉쭉 펴가며 108배를 했다.

오래간만에 108배를 하고 나니 몸이 개운하다.

잠시 통증이 있던 한쪽 어깨도 말짱해졌다.

이제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