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보지 않기
2020년도가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다. 일주일도 남지 않은 20년이 지나고 나면 새로운 21년을 맞이하여야 한다. 금년에는 불청객 코로나로 인하여 우리의 많은 일상이 헝클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다행히 코로나를 극복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다가오는 21년을 더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지구별을 떠나야 할 시간이 더 가까이 올지라도 말이다. 그런저런 이유로 내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싸잡아서 해야만 직성이 풀릴지 모르겠다.
년 말이면 하는 일이라, 오늘 아침에 차분한 마음으로 책상에 앉아 내년도 계획을 세워보기로 했다. 우선 금년도에 세운 계획 중에서 추진한 결과를 평가해 보기로 했다. 이제는 특별하게 해야 할 일이 있는 거는 아니었지만 더 늙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을 작년 말에 계획했었다. 평가해 보니 거의가 도중하차하고 말았지만 책 읽기와 아침 운동하는 것은 계획을 초과하다시피 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내년도 계획도 금년도 계획과 별반 다르지 않게 작성이 되었다. 은퇴한 입장에서 특별한 일이 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독서, 글쓰기, 아침운동하기, 체중 조절 등 매년 들어가는 단골 메뉴다. 그런데 금년과 다르게 특이하게 추가된 하나가 있다. ‘뉴스 보지 않기’다.
예전부터 지속되고 있는 일이지만, 작년부터 우리가 접하고 있는 뉴스들에 대해서 편파보도, 가짜 뉴스 등의 논란이 유난히도 많이 회자되고 있다. 특히 공중파 방송보다 종편의 편파보도가 유난히 심하다는 얘기를 주위에서 많이 들려왔다. 그러다보니 TV 뉴스보다 You-Tube를 통한 소식을 접하기 시작했고 기존 방송의 뉴스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특히 조중동을 중심으로 한 일반 언론의 편파 보도와 오보 등을 접하면서 뉴스에 대한 극도의 불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또한 극우 유투버들의 일방적인 악의적 보도를 보면서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무조건적인 발목 잡기 보도와 극우 편향된 뉴스를 접하고 나면 신경질 및 짜증은 물론이고 그로 인해 가족들에게까지 전염되는 것 같았다.
그러한 모습을 볼 때마다 나 스스로가 깜짝깜짝 놀라는 일이 자주 반복이 되었다. 삶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뉴스보다는 그 반대의 효과를 주는 뉴스가 태반이었다. 그것들이 언론의 자유라는 허울 속에 기생하면서 내 마음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점점 인내심의 한계를 인식하기가 어려워져 갔다. 보면 볼수록 내 삶이 피팍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생각도 어느 한쪽으로 고착해지고 있어서 그러할 것이지만, 뉴스를 보지 않는 것이 내 정신 건강에 유익할 것 같았다. 스트레스가 쌓여만 갔다. 그럴 즈음에 한 권의 책을 만났다.
스위스 출신의 작가 롤프 도밸리가 쓴 『뉴스 다이어트』라는 책 이었다. 그 책에는 지금의 뉴스들이 전하는 정보는 듣지 않아도 삶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하면서 뉴스를 보지 않아도 된다고 일갈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저널리스트들의 기본적인 의무를 막강하면서 권력과 산업에 안주하며 제대로 된 저널리즘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는 내용이 나온다. 요사이 하도 가짜 뉴스가 판치는 세상이다 보니 어느 정도 저자의 말에 공감을 하며 ‘뉴스 보지 않기’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처음에 일주일 정도 뉴스와 담을 쌓고 살았다. 궁금했지만 참았다. 일주일 후에 접한 뉴스에는 일주일 전과 별로 다른 사항이 없었다. 뉴스를 보나 보지 않으나 별로 다른 점이 없었다. 내 삶을 뒤흔들만한 소식은 하나도 없었다. 그 대신 마음의 평화와 시간적인 여유가 많이 생겼다. 스트레스도 생길 일이 없었다.
또 다시 한 달간의 뉴스 단절에 도전했다. 그런데 TV 뉴스는 보지 않았지만, 컴퓨터를 켜면 포털에 나와 있는 뉴스와 You-Tube를 클릭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되었다. 그러면 또다시 그들이 하는 ‘꼬락서니’에 짜증과 신경질이 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내 생각과 다르다거나 그들만의 주장으로 점철된 편파보도는 나에게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주지 않았다. 이래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작심하고 가족들에게 선포하고 과감하게 내년도 계획에 삽입했다. 뉴스 안 보기!
종이 신문, 인터넷 뉴스, You-Tube 및 스마트 폰으로 전해지는 뉴스까지 모든 뉴스를 차단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전념해보기로 작정했다. 그럼에 따라 내 정신 건강이 여유로워지고 마음이 평화로워질 것이다. 또한 시간적인 여유가 많이 생길 것이며 가족 간의 소통에도 일익을 담당하리라 확신해본다. 내가 뉴스를 보지 않아도 불이익을 당하거나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더 나은 결정과 한층 더 나은 삶을 즐길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뉴스로부터 해방된 자유가 가져다준 효과는 삶의 질의 향상되고, 신경과민은 낮아지고, 명료한 사고를 할 수 있게 됐다. 통찰력을 얻었고, 더 많은 시간과 함께 더 나은 결정을 하였다.”는 저자의 말처럼 나의 삶에도 그러한 효과를 가져다주기를 기대할 뿐이다. 나는 이 일을 확실히 시행하기 위해 체크 시트에 매일매일 확인하고 기록할 것이다.
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해야 할 신비스러움이다.
나는 지금 새로운 경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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