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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 때마다

방향이 다르다

방향이 다르다

 

인천으로 이전한 2년 전부터 꾸준히 하고 있는 새벽 걷기 운동.

오늘도 평상시처럼 동네 작은 공원의 산책로를 걷는다.

항상 소수의 인원이 새벽마다 마주치는 산책로는 한 바퀴를 돌아도 200보 정도다.

매일 만 보를 목표로 그 길을 수없이 걷고 나서 하루가 시작된다.

요사이 날씨가 따뜻한 봄이 되니 걷는 인원이 조금 늘었다.

 

그중의 한 분이 평소 우리들이 걷던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걷기 시작한다.

보통 심장이 있는 좌측으로 회전하며 걷는 것이 일반적인 방향이다.

그런데 이 분은 우리와 반대인 우측으로 회전한다.

그러면 매번 마주칠 때마다 불편한 심정이 올라온다.

, 반대로 돌지?’ ‘모두들 좌측으로 도는데 혼자서만 왜 우측으로 도는 거야?’

나만 불편하게 느끼는 걸까?’ 별의별 생각들이 올라온다.

 

참지 못하고 나도 그 사람과 같은 방향으로 한번 걸어봤다.

역시 조그만 산책로에서 매번 여러 사람과 마주친다는 것이 불편하기도 했고,

방향이 반대로 되다 보니 걷는 것도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기로 했지만,

다음 날이 오고 그 사람을 보면 역시 불편한 감정이 올라왔다.

나만의 아집일까? 왜 반대로 걷냐고 한번 물어볼까?

여러 복잡한 생각들이 올라오기만 한다.

아직 내가 수련이 덜 되어서 그런가?

 

같은 방향으로 걷다가 갑자기 반대로 걷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어떤 분이 물어 왔다.

왜 반대로 걸어요?”

, . 저분이 반대로 걷기에 어떤 기분인지 알고 싶어서요.”

그분은 그냥 웃고 말았다.

아마 그분도 좀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순전히 내 짐작)

아직도 그런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 사람이 오면 서둘러 걷기를 끝마치곤 한다.

 

이렇듯 우리 사회에는 나하고 다른 생각,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꼭 있다.

자기만의 독특한 스타일이라고 이해해야 하나?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체가 나아가는 방향이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함께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럴 때 시너지가 나는 게 아닐까? 사회가 지금처럼 위급한 상황이라면 말이다.

서로의 관점이 달라서 어려운 일일까?

항상 그렇게 살아온 틀을 벗어나기 어려워서 그러는 것일까?(나도 마찬가지)

굳이 자기만의 특성을 표출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걱정도 팔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야 한다.

우리하고 다르다고, 틀린다고, 정의롭지 못하다고 무시하고 살아갈 수는 없다.

이러한 사회에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슬기롭고 지혜로운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우선 나부터 그런 편견과 고정관념 속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봐야 한다.

마음을 열고 생각의 다양함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를 찾아보자.

남들부터 하라고 하지 말고 나부터겸허하게 점검해봐야겠다.

모든 일이 너 때문이야가 아니라 나 때문이다라는 심정으로 삶을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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