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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 때마다

기본에 충실해야

기본에 충실해야

 

어제는 새벽 운동하고 났더니 하루 종일 빗님이 오셨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생명수일 것이다.

누구는 주말마다 비가 온다고 구시렁대지만 이런 비는 반가울 뿐이다.

비는 오더라도 나와의 약속인 매일 만 보 이상 걷기는 중단할 수 없다.

매일 만 보 이상 걷는 일은 나의 리츄얼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제도 항상 하던 일처럼 새벽에 걷기를 했지만

토요일에는 리더스 독토에 참여하느라 목표를 다 채우지 못했다.

평일에 비가 오지 않더라도 점심때 졸릴 무렵에 한 시간 정도 시내를 걸었었다.

아마 날씨가 더워지기 전까지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항상 다니던 코스대로 한 걸음 한 걸음 뚜벅뚜벅 걸었다.

비도 오고 휴일이라서 그런지 거리에는 평소보다 오가는 사람들이 많지를 않았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날씨도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런데 비가 오니 평상시에 느끼지 못했던 현상이 눈에 들어온다.

보도에 드문드문 물이 고여 통행에 불편한 곳이 여러 군데 있었다.

평상시에는 별로 느끼지 못했던 울퉁불퉁함이 비가 오니 보였던 것이다.

이리저리 피하며 걷다 보니 모처럼 우산 쓰고 걷는 맛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바닥을 평평하게 잘 고른 다음 공사를 했더라면

아무리 비바람이 몰아치더라도 지금처럼 군데군데 웅덩이가 생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저 아무런 생각도 없이 눈에 보이는 것에만 치중한 결과이다.

혹시 하루 일당을 챙기는 일에 급급한 나머지 대충대충 해치운 결과일지도 모른다.

평상시에 문제없게 보였던 것들이 상황이 바뀌니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한마디로 날림공사를 한 것이다.

나는 지금 지구의 한쪽을 다듬고 있다는 의미를 부여하면 그렇게 대충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하찮고 간단한 일 일지라도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일과 그 사람의 진면목은 비상사태이거나 위급상황일 때 드러난다.

기본에 충실하면 아무리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치더라도 능히 대처할 수 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사전에 파악하여 미리미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런 것들이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사항이다.

 

기본에 충실한 사람만이 위급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특히 조직의 리더나 관리자들은 비상사태에 대처하는 능력이 탁월해야 한다.

위급상황에 대한 리더의 대처능력이 부족하면 전체가 속수무책으로 무너진다.

우리는 그런 상황을 지난 정부 때 뼈저리게 겪었다.

 

남 탓하기 전에 우선 내 주위부터 뒤돌아보자.

삶을 즐기기 위한 기본기에 얼마나 충실하고 있는지 점검해볼 일이다.

혹시,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끌만 탓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자신과의 약속에 얼마나 충실하고 있는지도 수시로 점검해보아야 한다.

혹시, 자기와 타협하면서 합리화에만 열중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세월이 지나고 보니, 산다는 것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음을 깨닫는다.

사소한 일 잘하는 사람이 큰일 닥쳐도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남들은 대충 하더라도 나만이라도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다짐을 하자.

아무리 바쁘다고 바늘허리에 실 꿰어 쓸 수 없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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