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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은 것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새벽 운동을 하며 만나는 사람에게 던지는 나의 인사이다.

몇 년 전부터 새벽에 운동을 하다 보면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자주 보는 사람들을 맨숭맨숭 보기보다는 먼저 인사를 해보기로 했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먼저 말을 거는 것을 해보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생 후반전 때는 전반전과 다르게 살아보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보통사람들이 매일 새벽에 일찍 나와서 운동한다는 것은 특별한 경우다.

 

그렇게 생각하고 적어 본 버킷 리스트에 포함된 항목 중 하나가 먼저 말 걸어보기.

그런 취지에서 의식적으로 취한 행동이다.

그동안 안 하던 말이나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정작 하고 나면 별것도 아니게 생각되지만 하기 전에는 별별 생각들이 다 든다.

혹시 괜한 짓을 하는 것은 아닐까?’, ‘상대방이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등 부정적인 생각부터 드는 것이다.

그래서 전반전 때는 나서는 것보다 받아들이는 것을 선호했고, 성격상 그게 편했다.

 

그런 내 인사에 대해 돌아오는 반응도 가지가지다.

반갑게 맞대응해주는 사람, 그냥 하고 대답만 하는 사람, 아무런 대답도 없이 그저 처다만 보는 사람 등 여러 반응들을 만날 수 있다.

특별한 경우는, 맞대응하며 역으로 나에게 말을 시키는 사람도 있다.

여기에 나온 지 오래 되었나, 사는 곳은, 하는 일은 등 묻지도 않은 것들을 자신이 먼저 말을 하면서 나에게도 물어오는 경우다. 대단히 붙임성이 좋은 사람이다.

그러다 보면 고향 이야기,, 가족 이야기까지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어느 날 그 사람이 보이지 않으면 무슨 일이 있나?’하고 관심을 갖게 된다.

 

내성적인 성격인 나는 후반전 때는 다른 방법으로 살고 싶었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하고 싶은 일들을 머뭇거리는 상황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하지 못하게 되면 나중에 후회하기 일쑤였다.

남들은 나에게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도 않는데 미리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몇 년 전에 최진석 교수의 인간이 그리는 무늬라는 책을 보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남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기준을 두고 살아가지 말고,

자기 자신만의 고유한 욕망을 무시하지 말고 그것을 실천하면서 일상을 즐기자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틀을 만들지 말고,

나의 욕망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그것을 여한이 없이 즐기면서 살아가자고 다짐했었다.

그동안의 나의 삶에 경종을 울리고 새롭게 삶을 살아보라고 깨우쳐 준 책이다.

그래서 후반전 때 혼자서 하고 싶은 일이라는 버킷 리스트를 작성 했었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의 하나가 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해야 할 신비스러움이다’라는 말이다.

그 말을 되새기며 살아가면서 어렵고 힘든 일, 더럽고 아니꼬운 일 등을 만날 때마다 스스로에게 위로를 주곤 했었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 새로운 경험 중이다. 이 또한 지나간다.’라고 생각하기로 했었다. 이 말을 생각하며 힘들게 해오던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그 생각을 바꾸면 문제가 아니라 내 삶의 경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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