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경험담
제가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였습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을 듣고 여름방학 때 잠시 신문배달을 하였습니다.
새벽 5시에 전주 역전에 가서 신문을 수령하여 할당된 지역에 배달하는 일이었습니다.
그 당시 제가 배달할 곳이 50여 곳 정도 되었고 거의가 일반 가정집이었습니다.
신나게 새벽 공기를 가르며 신문배달을 하고 오후에는 신문대금을 수금하러 다녔습니다.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이체하는 시스템이 아니었습니다. 직접 방문하여 수금하여야 했습니다.
마감일까지 신문대금을 완납하면 지국에서 선물을 주는 등, 빨리 수금하라고 성화가 대단했습니다.
그래서 우선 내 돈으로 마감일에 완납을 하고 오후에 미납된 집을 방문하여 수금을 하곤 하였습니다.
그 당시 얼마 되지 않은 신문대금을 주지 않으려고 요리조리 핑계를 대는 어른들을 대하기도 하고, 조그만 녀석이 수고한다고 하면서 간식거리도 주시는 집도 있었습니다. 더운 여름에 시원한 음료를 주시는 분들은 참 고맙고 인자해 보였습니다.. 그러면 수금한 신문대금을 가지고 혼자 영화관 가서 신나게 영화를 보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목돈으로 지출하고 푼돈으로 받아서 신나게 썼던 것입니다.
지금도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판촉물을 뿌리기도 합니다만, 그 당시에도 신문사 지국에서는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서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래서 지국에서는 구독자를 늘리기 위한 명목으로 '확장지'라는 이름으로 여분의 신문을 더 줍니다. 그러면 그 확장지에 제가 손으로 쓴 '호소문'을 동봉하여 미래의 구독자의 집에 무작위로 뿌렸습니다.
집 외관이 그럴듯하고 좀 잘 살게 보이는 집을 선정하여 확장 지를 뿌렸었습니다.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아직 구독을 하지 않는 집에 저의 열악한 처지를 호소하며 구독하여 주기를 부탁한 것입니다.
그때 쓴 호소문 내용에는 6.25 전쟁 때 부모님을 잃어버리고 형제들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고학생이라고 하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으로 작문을 했었습니다. 사실과는 많이 다르지만, 최대한 불쌍한 모습으로 호소문을 작성했습니다.
제가 쓴 글이 호소력 있게 잘 썼다고 당첨이 되기도 하여 신문지국으로부터 상품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낮 간지러운 일이었지만. 그러고 나서 그 집을 방문하여 말씀을 드리면 조그만 녀석이 수고한다고 하면서 구독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구독은 하지 못하는 대신에 별도의 금일봉을 주셨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 당시 새벽 5시에 일어난다는 것은 좀 힘든 일입니다. 전날에 신경을 써서 일찍 자야만 합니다.
어느 날, 걸어서 5분 거리인 역까지 부지런히 가고 있는데 역전 파출소에서 경찰이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몇 신데 어디를 가는 거야?" 하고 경찰이 파출소로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저, 신문 받으러 가는데요"라고 말하자 시계를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1시 30분 가까이 되었습니다.
아뿔싸! 잠결에 1시 25분을 5시 5분으로 잘못 보고서 늦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가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통행금지가 해제될 때까지 파출소에 있다가 신문배달을 했던 일도 있습니다.
다행히 미성년자이고 사정을 헤아린 파출소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배달을 했었지요.
그 당시에도 나에게 맡겨진 일은 책임 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결과인 것 같습니다.
그러한 습관이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는 것으로 각인되었는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대문을 두드려 신문을 직접 전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른 새벽에 잘 나오지를 않습니다.
그러면 마지막에 다시 한번 가서 배달하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아파트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서 거의가 단독주택이었습니다.
지금은 비가 오면 비닐 봉투에 싸서 배달 하지만 그 당시는 불러도 나오지 않으면 처마밑으로 힘껏 던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잘못 던지면 비에 젖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월말에 수금하러 갈 때
꾸지람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요.
여름방학 동안만 한다는 신문배달이 후임자가 오지 않아서 3게월 가량 할 수밖에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것이 처음 해본 아르바이트였습니다. 그 후론 아르바이트는 해보지를 않았지요.
장남이라고 공부만 열심히 하라는 부모님의 명령에 순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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