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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활동에 관한 경험/본깨적

『더 딥(The Dip)』

▶『더 딥(The Dip)

 

오늘은 휴가를 즐기면서 부담 없이 읽을 만한 책 한 권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마케팅 분야의 구류인 세스 고딘의 더 딥이라는 얇은 책으로 우리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는 책입니다. 이 책은 마케팅 분야뿐만이 아니고 우리의 일상에서도 적용 가능한 분야가 많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자 세스 고딘은 우리가 성공에 이르기 위해 넘어서야 할 첫 단계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포기에 유혹당해서는 안 되는 상황과 포기해야 마땅한 상황, (Dip)”컬드색(Cul-de-sac)”을 구분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맞닥뜨린 상황이 딥인지 컬드색인지를 판단해 컬드색이라면 즉시 포기하고 벗어나 다른 일, 즉 진정한 딥에 집중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에 이르는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Dip)”은 시작과 성공 사이에 놓인 좌절과 침체의 시기를 말합니다. 이것은 어떤 일을 새로 시작해서 그것에 숙달되려면 반드시 겪어야 하는 길고 지루한 과정이지요.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번데기가 되어 고치 속에 갇혀 있어야 하는 기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듯이 말입니다. 그 지루하고 험난한 과정을 통과한 사람만이 성공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습니다. 인생에서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거의 모든 일에는 딥이 놓여있습니다. 그리고 인생의 승자에게 큰 대가가 주어지는 것도 바로 이 딥 때문이지요.

 

그런데 우리 주위에서는 딥이라는 기간을 회피하고 힘 들이지 않고 불로소득으로 이득을 얻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손쉽게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 싫다고 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허나 그렇게 거저 얻다시피 하는 불로소득은 일시적으로 편안한 생활을 할 수는 있을지언정 삶의 만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어딘가 허전함을 떨쳐버릴 수 없을 것입니다.

딥은 희소성을 만들어내고 그 희소성이 가치를 창출합니다. 다이아몬드가 비싼 것은 희소성 때문이듯이 말입니다. 성공에 이르는 길에 놓인 거대한 딥을 뛰어넘을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그렇기 때문에 딥을 통과한 사람에게는 매우 큰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래서 승자는 오히려 딥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섭니다. 그들은 장벽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것을 넘으면 얻게 되는 보상도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자신의 분야에서 세상 최고가 되면 그에 따르는 이익과 명예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 그들은 그것을 즐기기도 합니다.

 

반면 컬드색(Cul-de-sec)막다른 길이라는 의미의 프랑스어로, 한 마디로 말해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질 수 없는 상황을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장래성이 없다고 말하는 바로 그런 일이지요. 컬드색은 우리가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일일뿐더러, 성공할 수 있는 다른 일을 하는 것을 가로막는다는 것으로 한시바삐 벗어나야 하는 함정입니다. 조금도 나아질 가망성이 없는 일에 낭비하기에는 우리의 인생이 너무도 아깝지 않을까요?

 

우리가 아는 인생의 승자들은 모두 컬드색을 빠르고 빈번하게 포기하는 배짱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사실 딥과 컬드색을 구분하는 것 자체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려운 것은 자신이 빠진 함정이 컬드색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것을 과감히 포기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 분야에서 자신이 최고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지금까지 자신이 투자해 온 시간과 비용을 모두 포기하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투자한 시간과 비용이 아까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닙니다.

 

세스 고딘은 이 책에서 우리가 현명하게 포기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줍니다. 그것은 시작하기 전에 미리 언제 포기할 것인가를 결정해 두는 것입니다. 진퇴양난의 힘든 상황에 맞닥뜨리면 사람들은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어집니다. 자신이 느끼는 고통 때문에 딥인지 컬드색인지를 판단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포기가 자신을 성공으로 이끄는 현명한 결정이 되기 위해서는 불편한 상황이 찾아오기 전에 미리 포기 전략을 구상해 두어야 합니다. 시작하기 전에 미리 한계를 정해 두어 어떠한 경우에 포기할지를 결정하고 반드시 그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지요.

현명한 전략으로서의 포기

전략적 포기란 주어진 선택의 범위 내에서 내리는 의식적인 결정입니다. 어느 시점에서의 포기는 합리적인 선택일 뿐만 아니라 매우 현명한 행동이기도 합니다. 주변에는 포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될 때까지 끝까지 해보라고 하면서 끈기 있는 도전을 부추기도 합니다. 포기는 배추 포기를 셀 때나 쓰는 말이라고 하면서 말이지요. 자신의 에너지를 여러 가지 자격증 획득하는 것에 쏟아부어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취득한 자격증이 무려 50여 가지가 넘습니다.

 

반면에 실패란 우리의 꿈이 끝났음을 의미합니다. 실패는 우리가 포기할 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 너무 자주 포기한 나머지 시간과 자원을 모두 고갈시켰을 때 발생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실패자가 될까 두려워 그저 발만 동동 구르곤 하지만, 현명하게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실패를 피하는 좋은 방법의 하나입니다.

 

이 작고 재미있는 책에서 세스 고딘은 침체나 좌절에 빠진 모든 이에게, 그 고난이 우리의 시간과 노력, 재능을 쏟아 부을 가치가 있는 딥인지, 결코 뚫고 나갈 수 없는 막다른 길인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리고 그것이 만약 딥이라면 모든 고난을 극복하고 승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막다른 길이라면 당장 포기하고 올바른 것을 찾아 나설 수 있는 판단력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