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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활동에 관한 경험/본깨적

쌀, 재난, 국가

, 재난, 국가

 

오래간만에 속이 후련한 책을 읽었다.

이철승 사회학자가 쓴 쌀 재난 국가라는 책이다.

한국 사회 불평등의 근원에 대한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 정말 속이 후련하게 통찰·분석한 책이다.

정말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그동안의 매듭이 풀어지며 고리가 연결되어 아하!’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이 교수의 다른 책 불평등의 세대라는 책도 더 읽어보기로 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벼농사에 올인하게 된 지리적,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서양의 밀 농사와 비교하여 그 장단점도 알았다. 역시 우리 것은 좋은 것이고 조상님들의 생각은 지혜로웠다고 생각을 해본다.

어쩔 수 없는 지리적 환경 때문에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를 통해 우리의 생각들이 어떻게 굳어져 갔는지를 알게 되었다. 또한 그 재난에 대처하는 방법에 따라 운명이 갈라지는 권력층의 명암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지금의 정치·사회적 문제도 이와 관련이 있음을 느낀다.

 

벼농사라는 특수성에 따라 집단주의가 형성되고 그에 따른 협업과 경쟁에 대해서도 인간 심리적인 측면에서의 고찰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였다.

사회가 발전하여 산업화, 도시화 되는 과정에서 벼농사에 대한 우리의 DNA는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지배하여 왔는지에 대해서도 일목 유연하게 정리되었다.

 

재난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일부에게 주어지는 특혜와 불공정은 대다수 국민들의 불만으로 팽배하였고, 이는 불평등과 빈부격차의 현상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집단주의 과정에서 생성된 서열 문화와 연공제에 의한 노동시장은 우리의 유교 문화가 가교 역할을 해왔으며, 이것이 왜 글로벌 경쟁에서 저해 요인이 되는지도 충분히 공감한다.

또한 여성 배제의 사회 구조와 시험을 통한 선발 및 신분 유지와 숙련의 무시는 우리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라는 것도 공감한다.

 

요는, 이렇게 산적해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어떻게 해소해서 보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저자는 입금 피크제 실시와 연공제 폐지를 통한 불평등 해소와, 국가의 구휼 범위를 보편화하여 공적 구제 시스템으로 사회안전망을 확보하여야 한다고 했다. 공감한다.

다만 부의 편중에 따른 문제 제기와 대책에 대한 미흡함은 아쉬운 점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자료를 접하면 그렇다고 하면서 총론에는 찬성을 한다. 그러다가 구체적인 실행을 위한 각론에 들어가면 정작 자기들에게 불이익이 초래되는 항목에 대해서는 완강하게 저항하기 마련이다. ‘총론찬성, ‘각론반대다.

이렇게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합의를 이끌어내어 새로운 시스템을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생각하는 해결 방안을 피력해본다.

저자의 입금 피크제와 연공제를 폐지하는 것에 대해서 100% 찬성한다.

모두가 만족하는 시스템은 민주국가에서 만들어질 수가 없는 것이 정석이다.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2000년 넘게 우리에게 각인된 DNA를 바꾸는 작업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인내와 소신을 가지고 중단 없이 대의를 모으는 작업을 꾸준히 하자.

그 과정에서 고루한 기성세대는 참여하지 말자.

그리고 서서히 새로운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적용해보자.

 

앞으로의 세대는 젊은이들의 세대다. 이제 나이든 세대는 빛나는 은퇴를 하자.

그리고 앞으로를 책임질 세대가 이끌어가게 하자.

그 대신 국가에서는 노후 대책이라든가 노인 일자리 마련 등 사회안전망을 완비해야 한다.

깊어지고 있는 저출산에 대비한 고령자 활용대책과 함께 강구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인적 쇄신을 가해야 한다는 얘기다.

,,중에서 는 바뀌고 있는데 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가 할 일은 무엇일까?’를 고민해 본다.

어떤 일을 해야 할까? 그냥 눈 딱 감고 귀 막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목에 힘만 주고 대우받기만을 바라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젊은 세대들에게 나누어주고 보탬이 되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