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뉴스 보지 않기 ◆ 뉴스 보지 않기 2020년도가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다. 일주일도 남지 않은 20년이 지나고 나면 새로운 21년을 맞이하여야 한다. 금년에는 불청객 코로나로 인하여 우리의 많은 일상이 헝클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다행히 코로나를 극복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다가오는 21년을 더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지구별을 떠나야 할 시간이 더 가까이 올지라도 말이다. 그런저런 이유로 내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싸잡아서 해야만 직성이 풀릴지 모르겠다. 년 말이면 하는 일이라, 오늘 아침에 차분한 마음으로 책상에 앉아 내년도 계획을 세워보기로 했다. 우선 금년도에 세운 계획 중에서 추진한 결과를 평가해 보기로 했다. 이제는 특별하게 해야 할 일이 있는 거는 아니었지만 더 늙기 전에 하고 싶은.. 더보기 새벽 걷기운동을 하면서 ◆ 새벽 걷기 운동을 하면서 어김없이 평소와 같이 눈이 떠졌다. 새벽 4시 반이다. 예전 같으면 벌떡 일어나 새벽 운동 준비를 해야 하지만, 강추위 핑계로 30분 동안을 따뜻한 이불 속에서 뭉그적거렸다. 새벽 운동에 길들여진 몸이 밖으로 나를 내몰아친다.. 서둘러 준비를 하고 평소보다 좀 늦게 현관문을 나섰다. 털목도리에 중무장을 했건만 틈새로 스며드는 바람이 매섭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고 한다. 동네 작은 공원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다. 평상시 같으면 육칠 명의 사람이 같이 걷는데 날씨가 춥다는 이유로 모두들 밖으로 나오기를 꺼렸나 보다.. 덕분에 호젓하게 산책로를 나 혼자 독차지할 수 좋다. 공원 한쪽에는 아직 녹지 않은 잔설들이 여기저기 남아있다. 혼자 걸으니 좋기는 한데 어딘가 허전함이.. 더보기 첫눈 입니다 ◆ 첫눈 입니다. 새벽 운동을 나가려니 하얀 눈이 오고 있습니다. 금년도 첫눈입니다.. 처음이라는 것은 항상 우리를 설레게 합니다. 거리에는 내리자마자 바로 녹아버렸지만 차량 위에는 다소곳이 제법 쌓여 있습니다. 예년에 비해 좀 늦었다는 생각은 있지만, 그만큼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누구는 첫눈이 오면 만나기로 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누구는 첫눈을 맞으며 데이트 약속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같은 눈이지만 부여하는 의미는 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이들은 그저 첫눈이라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질 뿐입니다. 아무런 약속이 없어도 첫눈은 모두에게 낭만을 가져다줍니다. 동네 강아지들 신바람 나듯 동네 공원에 젊은이들이 떠들썩합니다. 이른 새벽인데도 네다섯 명의 악동들이 새벽 정막을 깨뜨립.. 더보기 월동 준비 ◆ 월동 준비 춥고 기나긴 겨울을 지내기 위해 월동 준비를 시작하자. 가을 햇빛 좋은 날에 빨간 고추를 말리기 시작한다. 신작로 변에도 슬레이트 지붕 위에도 빨간 고추가 널려있었다. 태양 빛으로 말려진 고추를 ‘태양초’라고 했다. 지금은 건조기를 사용하여 속성으로 말리기도 한다. 말린 고추를 방앗간에서 김장용으로 사용할 가루로 만들었다. 날리는 고춧가루는 재채기와 따가운 눈물을 만들어내지만 우리네 식탁에 언제나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양념이다. 김장을 하기 위한 배추와 마늘과 젓갈을 준비할 차례다. 마늘은 굵은 것으로 골라 처마 밑에 주렁주렁 매달아 둔다. 김장에 들어갈 젓갈류도 젓갈시장까지 가서 발품을 팔았다. 노랗게 속이 들어 찬 배추와 토실토실한 무우도 골랐다. 배추는 씻어 소금에 절이고 무우는 .. 더보기 김장 ▶ 김장 우리는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서둘러 김장을 한다. 옛날에는 김장하고 연탄 들여놓으면 월동 준비는 끝났다. 그만큼 김장을 하고 나면 마음이 포근해지고 여유로워졌었다. 김장을 하기 위해서 한 달 전부터 양념거리를 준비해 온다. 빛깔 좋은 고추와 마늘과 젓갈을 준비하느라 발품을 팔았다. 일 년을 마무리하는 기분으로 서둘러 준비하는 것이 '일'이었다. 일주일 전부터 좋은 배추와 무를 사고 소금물에 절였다.. 그리고 물에 씻기 위해서 옮기고 하는 일이 장난이 아니었다. 요즘은 처음부터 절인 배추와 무를 사기만 하면 된다.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부터 불가능한 일이 되고 말았다. 배추김치, 무김치, 총각김치, 동치미 등을 담근다. 김장을 막 끝낸 김치 가닥에 삶은 돼지고기를 얹으면 아무런 반찬 없어도 밥 한.. 더보기 ‘나’를 부르는 이름 ▶ ‘나’를 부르는 이름 각자의 주민등록에 등재되어 있는 이름이 본명입니다. 내 이름은 ‘이 현동’입니다. 본명입니다. 한자로는 솥귀 ‘현(鉉)’에 동녘 ‘동(東)’을 씁니다. 무슨 의미로 그런 이름을 지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버님께서 작명가에게 부탁해서 호적의 동(東)자 돌림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형제 이름은 東자 돌림인데 막내만 다릅니다. ‘나’를 부르는 이름으로는 본명 외에 태어나기도 전에 부르던 ‘태명’이 있고, 어릴 적 친구들이 불렀던 ‘별명’이 있습니다. 성장하면서 집안에서 부르는 이름이 별도로 있는 사람이 있고, 중‧고등학교 때에는 초등학교 때와는 다르게 부르던 ‘별명’이 또 있지요. 또한 회사라는 조직에 있을 때 사회에서 부르던 이름이 있습니다. 어떤 특별한 단체에서 부르.. 더보기 어제에 이어서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어김없이 동네 공원으로 새벽에 산책을 나갔다. 오늘도 춥다고 했지만 어제 추위를 겪어서 그런지, 그렇게 춥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제 잠시, 시간을 바꿀까? 장소를 바꿀까? 하고 고민했었지만, 몸은 자동적으로 같은 시간, 같은 장소로 가고 있었다. 어제와는 다르게 반대로 걷는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본인도 아마 멋쩍어서 안 나왔을 것이라고 나 혼자 생각해본다. 어김없이 음악소리도 들리고 영어도 들린다.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보기로 했다. 오늘은 어제와 다르게 다른 생각이 올라옴을 느낀다. 반대로 걷는 사람은 자기 방향대로 걷는 것이고, 우리는 우리대로 걷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올라온다. 그 사람은 그 사람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고, 나는 나의 길을 가고 있을 뿐인데, 단지 내.. 더보기 동네 작은 공원 새벽 산책길에서 ▶동네 작은 공원 새벽 산책길에서 새벽바람이 차갑게 얼굴을 스친다.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는 예보다. 장갑에 귀마개에 목도리까지 단단히 채비를 했다. 겉옷은 두꺼운 파카를 입었다. 마지막으로 마스크를 쓰고 모자를 눌러썼다.. 내가 봐도 누구인지 모르겠다. 몇 달 전부터 새벽 산책 코스를 먼 수봉공원에서 가까운 동네 작은 공원으로 바꾸었다. 집에서 걸어서 채 3분도 걸리지 않는다. 먼 길까지 걸어서 갔다 오는 것이나, 동네 작은 공원 산책로를 여러 번 돌면 마찬가지다. 그러나 공원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추운 날씨지만 매일 오는 분들이 열심히 걷고 있다. 한 바퀴 돌면 이 백보 가까이 된다. 스무 바퀴 정도 돌고 나면 얼추 비슷해진다. 모두들 같은 방향으로 돌면서 열심히 걷는다. 빠르게 걷는 사람.. 더보기 이전 1 ··· 5 6 7 8 9 10 11 ··· 34 다음